북가주 한인 단체, 3.1절 102주년 기념식 공동 개최
마크 램지어 교수 '위안부 망언 규탄대회'도 함께 열려
"한인들 힘모아 역사 왜곡 강력 대응" 한 목소리
북가주 한인들이 3.1절을 맞아 선조들의 애국애족 정신을 되새겼다. 기념식에서는 최근 위안부를 매춘부라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에 대한 규탄 대회도 함께 열렸다.
김진덕 정경식 재단을 비롯해 샌프란시스코, 이스트베이, 실리콘밸리, 새크라멘토, 몬트레이, 네바다주 리노 한인회,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KOWIN) SF지회 등 8개 단체는 1일 위안부 기림비가 세워진 샌프란시스코 세인트 메리 스퀘어에서 ‘102주년 3.1절 기념식 및 위안부 망언 램지어 교수 규탄 대회’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북가주에서는 매년 3.1절 기념식이 지역별로 나뉘어 개최됐다. 하지만 올해는 김진덕 정경식 재단과 북가주 5개 한인회, 네바다주 리노 한인회, 그리고 KWOIN-SF가 공동으로 개최했다. 북가주 지역 한인회가 3.1절 기념식을 공동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행사는 선조들의 독립정신과 애국 애족 정신을 되새기는 자리가 됐으며, 위안부는 매춘부라는 주장을 한 램지어 교수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규탄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윤행자 북가주 광복회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102년전 만세 운동이 펼쳐졌던 파고다 공원에 온 것 같다”며 “조국애를 가지고 우리가 힘을 모아 희망찬 미래를 만들어 가자”고 전했다. 위안부 망언 규탄도 이어졌다. 윤 회장은 “일본은 아직까지 미련을 못 버리고 돈으로 역사를 사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인들이 하나로 단합해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념사에 이어 성명서도 낭독됐다. 행사를 주관한 단체장들이 한 문단씩 성명서를 나누어 읽었다.
성명서는 “램지어 교수의 주장은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며 인권을 무참히 짓밟는 것”이라며 “전쟁에서 여성에게 가해진 성폭력을 외면하고 전쟁범죄를 합리화 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유엔과 미 국무부에서도 일본군 위안부를 인신매매이자 인권침해로 규정하고 있다”며 “역사적 사실이 차고 넘치는 데도 터무니 없는 램지어 교수의 주장은 놀라움을 넘어 참담한 심정을 전해준다”고 밝혔다.
또한 “램지어 교수가 전범 기업인 미쓰비시의 후원을 받는 ‘미쓰비시 교수”라는 점에 우려를 표한다”며 “진리의 상아탑인 대학의 교수가 수치스러운 역사를 외면하고 거짓된 주장을 하는 일본을 대변하는 것에 개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단체들은 마지막으로 ►램지어 교수의 즉각적인 논문 철회 ►진정성 있는 사과 ►하버드대학의 램지어 교수 논문 비판과 징계를 촉구했다.
성명서에 이은 단체장들의 축사에서도 램지어 교수에 대한 규탄은 이어졌다.
김진덕 정경식 재단 김한일 대표는 “이민 선조들은 뙤약볕에서 몸이 부서져라 일을 했지만, 나라를 살리기 위한 독립자금 모금에는 모두 하나가 됐다”며 “지금 우리도 하나가 되어 역사 왜곡을 일삼는 일본에 맞서야 하고 램지어 교수의 논문도 철회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흠 이스트베이 한인회장은 “나라를 빼앗기고 어린 소녀들이 위안부로 끌려간 치욕의 역사는 우리가 힘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단합하고 힘을 모아 강해진다면 일본이 고개 숙이며 사과하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곽정연 SF 한인회장은 “위안부 망언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정의를 위한 일에 힘을 모으자”고 말했고, 박승남 SV 한인회장도 “선조들의 숭고한 독립정신을 우리가 하나되어 계승하고 이어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조현포 새크라멘토 한인회장은 “3.1 정신을 후세들에 이어주기 위해서는 세대가 다 함께 어울리는 자리가 필요하다”며 “우리가 하나돼 강해진다면 일본도 더이상 도발을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했으며, 이문 몬트레이 회장은 “한인단체들이 다 함께 모여 행사를 개최하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 램지어 교수의 근거 없는 주장도 우리가 하나되어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위안부정의연대(CWJC, Comfort Women Justice Coalition) 공동의장인 릴리안 싱, 쥴리 탱 전 판사와 함께 한국전참전기념재단(KWMF, Korean War Memorial Foundation) 쿠엔틴 콥 회장도 자리를 함께 했다.
중국계인 릴리안 싱, 쥴리 탱 CWJC 공동의장은 3.1절 기념식에 참석하게 돼 기쁘다는 인사말을 전한 뒤 “위안부가 계약된 매춘부라는 사실은 어떤 그거도 가지고 있지 않은 거짓”이라며 “한국 커뮤니티와 중국 커뮤니티와 함께 연대해 역사 왜곡 시도에 적극 대응해 나가자”고 연대의 뜻을 밝혔다.
쿠엔틴 곱 회장은 “고교 시절 2차 대전이 발발했는데, 유대인 학살 이야기를 듣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며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한 인권 탄압도 다시는 반복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진덕 정경식 재단 김순란 이사장은 “아직도 살아계신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이 있는데 역사 왜곡을 주장하는 것이 믿지기 않는다”며 “램지어 교수의 입에 담기도 힘든 망언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고 전했다.
김 이사장은 ‘위안부의 아픔, 역사의진실’이라는 기념시도 낭독했다.
“(전략) 진실은 하늘의 뜻, 하늘의 섭리/사람의 생각은 하늘의 섭리를 거스를 수 없네/어두운 밤도, 시커먼 먹구름도/세상을 밝히는 태양을 가릴 수는 없네/진실아, 희망이 되어 나비처럼 날아가보자/훨훨 날아 어두운 거짓을 밝히는 햇빛이 되어보자”는 내용으로 참석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이날 행사에는 박성희 KOWIN SF 지회장, 이정순 전 미주한인회총연합회장, 이석찬 전 미주한인협회서남부연합회장, 윤정율 북가주 호남향우회장 등도 참석해 축사와 규탄사를 전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전범기업 미쓰비시에 대한 불매운동 구호도 나왔다. 박병호 SF한인회 이사장의 선창으로 “정의를 위해 함께 뭉치자”, “전범기업 미쓰비시 제품을 불매하자”, “램지어 교수는 위안부 망언을 철회하고 즉각 사과하라”, “Unity for Justice”, “Boycott Mitsubishi” 구호를 외쳤고 참석자들이 제창했다.
북가주 한인 단체들은 세계적인 청원 사이트인 ‘체인지닷오아르지(change.org)’ 에 미쓰비시 불매운동 청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행사는 3.1절 노래와 김관희 전 SF 한인회장의 만세삼창으로 마무리 됐다.
이날 행사가 열린 세인트 메리 스퀘어에는 코로나19로 6피트씩 떨어져 배치된 의자에 빈 자리가 없을 만큼 많은 한인들이 참석했다. 주관 단체 외에도 북가주 광복회, 북가주 한국학교협의회, 6.25참전유공자회 북가주 지회, 재향군인회, 나눔봉사회, 북가주 호남향우회 등 많은 단체들이 참석했다.
한편, 매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대통령 기념사를 대독하던 총영사는 이날 참석하지 않았다.
최정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