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닉 무기’ 고위력 현무 첫 공개…10년 만에 광화문서 국군의 날 시가행진

상층방어 요격 미사일 L-SAM도 일반에 첫 공개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 AR로 구현돼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열린 26일 오후(한국시간) 군 장병들과 장비들이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시가 행진을 하고 있다.
국군의 ‘비닉 무기'(비밀 무기)인 고위력 현무 미사일이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최초 공개됐다. 26일(한국시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개최된 국군의 날 기념식의 대미는 북핵 억지력의 핵심인 3축 체계(킬 체인·한국형 미사일 방어·대량응징보복) 장비들이 장식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마지막에 등장해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이날 최초로 공개된 고위력 현무 미사일이다. 현무 미사일은 우리 군이 자체 개발한 미사일로 현무-1은 전량 퇴역했으며, 현무-2 시리즈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현무-3 시리즈는 순항미사일이다. 현무-4 시리즈는 현무-2를 개량한 신형 탄도미사일로 ‘현무-4-1’은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4-2’는 함대지 탄도미사일, ‘현무-4-4’는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로 알려졌다.

고위력 현무가 ‘현무 4’ 계열인지 아니면 이른바 ‘현무-5’로 불리는 신형 미사일인지는 불명확하다. 은밀하게 개발 중인 비닉 무기인 탓에 군이 의도적으로 어떤 확인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군의 날 기념식 영상을 통해 불과 4초간 비행 장면이 공개된 것이 전부였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 영상으로만 공개됐던 고위력 미사일이 올해 기념식에는 최초로 실물이 공개됐다”고 말했다. 당연하게도 고위력 현무의 세부 제원은 비밀에 해당한다. 다만, 국회와 언론 등을 통해 일부 알려진 바로는 ‘현무-5’는 탄두 중량만 8∼9t, 총중량은 36t에 달하는 ‘괴물 미사일’로 알려졌다.

기형적일 정도로 탄두의 중량을 늘렸기 때문에 제한된 범위에 미치는 파괴력은 전술핵에 버금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따라서 북한 지휘부가 은신한 지하 벙커를 파괴하는 데 최적의 무기체계로 꼽히며, 대북 억지력의 핵심인 ‘3축 체계’ 증 대량응징보복(KMPR)의 핵심 수단에 해당한다.
26일 오후(한국시간)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 시가행진에서 특전사 장병들이 시민들의 환호를 받으며 행진하고 있다.
고위력 현무가 ‘현무-4’ 계열일 경우 탄두 중량은 ‘현무-5’보다는 가벼운 2t 수준이지만, 사거리를 줄일 경우 4∼5t까지 탄두 중량을 늘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무-4 역시 지금까지 실물은 일반에 공개된 적 없으며, 영상과 사진을 통해서만 소개된 바 있다. 지난 2021년 9월 3천t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에서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현무-4-4’로 알려져 있다.

고위력 현무와 함께 일반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장거리 지대공유도미사일(L-SAM)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L-SAM은 먼 거리에서 높은 고도로 날아오는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개발 중인 장거리 요격 미사일이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정점 고도를 찍은 후 하강할 때 고도 50∼60㎞에서 요격하는 상층 방어체계로, L-SAM이 요격하지 못하는 미사일은 고도 40㎞ 안팎에서 패트리엇(PAC-2/PAC-3) 및 국산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 개량형인 천궁-Ⅱ가 요격한다. 군은 이런 한국형 다층 미사일방어체계(KAMD)를 구축하고 있다. 이 체계가 구축되면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상층과 하층에서 다층적으로 요격할 확률이 더 높아진다.

무인기와 무인함정 등 무인 무기도 대거 등장했다. 한국형 ‘리퍼’로 불리는 중고도 무인기(MUAV)와 차기 군단급 무인기가 일반에 선을 보였고, 가오리 형상의 소형 스텔스 무인기도 눈길을 끌었다. 수상 함정인 해검 무인수상정은 이동 차량에 탑재돼 지상으로 올라왔고, 1개월가량 잠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무인잠수정도 선을 보였다.

오후 4시부터 서울 숭례문∼광화문 일대에서 펼쳐진 시가행진에는 6천700여 명의 병력과 68종 340여대의 장비가 동원됐다. 서울 한복판에서 시가행진이 진행된 것은 2013년 국군의 날 기념식 이후 10년 만이다.

오전 서울공항 기념식에 참여한 병력과 장비가 서울로 이동했으며,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인 정조대왕함이 AR(증강현실)로 구현돼 행진 대열에 참여했다. 다만,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을 비롯해 F-35A/B 스텔스 전투기, 아파치 공격헬기 등 한미의 첨단 공중 전력은 우천으로 시계가 확보되지 않아 오전 기념식과 오후 시가행진에 모두 참여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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