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크라멘토 한국학교 공청회…‘남 탓’ 공방속에서도 ‘학교 정상화’에는 한 뜻

감사보고서 “부도덕적 지출과 입금에 의심스러운 부분 있어”
허선구 전 이사 “수업료 관련 의혹…박 전 교장에 자료 요구”
수 년간 학교 운영했던 박은혜 전 교장 공청회 불참 아쉬워

새크라멘토 한국학교에서 학교 정상화를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서청진 신임 이사장이 공청회에 참석한 한인들에게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지난해 이사회와 학교장 간의 갈등 속에 휴교 사태를 맞았던 새크라멘토 한국학교가 신임 이사장 취임을 앞두고 공청회를 개최, 학교 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새크라멘토 한국학교는 지난 7일 새크라멘토 한국학교 대강당에서 서청진 신임 한국학교 이사장, 메리 서 신임 부이사장 천정구 신임 교장, 강현진 전 한국학교 이사장, 이모나 새크라멘토 한인회장, 조현포 전 새크라멘토 한인회장 등 한인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감사보고와 함께 한국학교 정상화를 위한 공청회 시간을 가졌다.

전 이사회는 물론 전 한국학교 교장을 상대로한 감사보고 시간에는 박은혜 교장이 학생의 수업료를 토대로 학교를 운영하며 사적이거나 부도덕적인 지출과 입금에 대한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는 점이 지적됐으며, 이사회가 박은혜 전 교장에 대한 재정 사용권한을 전적으로 인계함으로써 (예산 사용에 대한) 이사회의 승인절차가 생략된 점도 언급이 됐다.

박은혜 교장은 이런 권한을 토대로 교사들의 시급 변동, 교장의 봉급지급 변동사항 등이 기록으로 남기지 않은 체 재정을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 과정에서 전 이사회도 적절한 감독의 임무를 수행하지 않았다고 감사보고서는 밝혔다.
공청회 개최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서청진 이사장.
감사보고 후 허선구 전 이사는 박은혜 교장이 주류사회 학생들을 상대로 진행한 ‘BTS반’을 운영과 관련해 수업료를 징수하는 과정에서 불투명한 부분이 있다며 박 전 교장이 신뢰할 만한 자료를 제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많은 시간을 할애해 설명을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참석자들은 너무 오랜 시간 발언권을 준다고 항의했고 허 전 이사는 이런 항의에도 불구하고 계속 발언을 이어 나가며 일부 한인들이 퇴장하는 등 공청회가 잠시 파행되기도 했다.

이대로 끝날 것 같았던 공청회는 서청진 이사장의 노력으로 다시 정리가 됐고 자유토론 형식으로 서로의 의견을 개진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일부 고성이 나오는 등 토론이 다소 격화되기는 했지만 신임 이사장 취임식을 앞두고 한국학교를 정상화 해야 한다는 목소리에는 참석자들이 모두 뜻을 같이하며 마무리가 됐다.
학교 수업료와 관련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허선구 전 이사.
다만, 이날 공청회에는 박은혜 전 교장이 불참하며 여러 의혹에 대해서는 답변을 들을 수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서청진 이사장에 따르면 박은혜 전 교장은 이날 공청회 참석을 위해 학교 건물 인근에서 대기를 하고 있었다고 밝혔지만 공청회에는 결국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서 이사장은 박은혜 교장이 공청회에 나타나지 이유로 그동안 갈등을 빚었던 강현진 전 이사장, 허선구 이사 등 전 이사회 이사들과의 만남을 극도로 꺼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 이사장의 이런 설명에도 수 년간 학교를 이끌며 재정사용 등 자신의 책임하에 이뤄진 여러 의혹들에 대해 한인들 앞에 나서 설명하지 못한 부분은 이날 공청회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다. 공청회 참석이 강제되는 건 아니지만 수년 간 학교 교장으로 자신이 책임졌던 일들에 대해 투명하게 설명하지 못한 점은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갈등을 빚었던 전 이사장과 이사들과의 만남이 불편했다면 대리인을 내세우거나 서면으로라도 입장을 표명해야 했지만 현 이사회의 설득에도 결국 박 전 교장은 이 책임을 회피했고 여러 의문들에 대한 답변은 이날 공청회에서는 듣지 못했다. 박은혜 교장은 전 이사회에서 요구한 ‘BTS반’ 관련 서류를 제출하겠다는 답변은 서 이사장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그동안 휴교 상태였던 새크라멘토 한국학교는 서청진 이사장이 내정되며 가을학기 부터 학생들을 모집하는 등 학교 정상화에 나섰다. 현재는 40여 명의 학생들이 등록을 한 상태며, 이번 학기까지는 학교 홍보를 위해 수업료도 받지 않는다고 서 이사장은 밝혔다.

서청진 이사장은 오는 16일 후원의 밤을 겸한 취임식을 열고 제21대 새크라멘토 한국학교 공식 이사장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이사장 취임식은 이날 오후 5시 한국학교 대강당에서 개최된다.
서청진 이사장이 공청회가 파행된 뒤 참석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최정현 기자 choi@baynewslab.com / 저작권자 © 베이뉴스랩,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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