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빠르게 ‘격리면제 가이드라인’ 만들어 안내 실시간 유튜브 방송으로 궁금증 풀어주기도 타지역 한인들 뿐만 아니라 언론들도 ‘칭찬세례’
영사 한 명의 발 빠른 대처가 북가주에 살고 있는 한인들을 부러움의 대상으로 만든 믿기 힘든 일이 일어났다. 주인공은 다름 아닌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이원강 영사다.
시작은 지난 6월 13일(한국시간) 한국 정부에서 발표한 자가 격리 면제 지침 발표 부터다. 해외에서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도 한국 입국시 격리를 면제해주겠다고 총리가 나서 발표했다.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부모님과 친인척들을 만나기 위해 한국 방문을 하고 싶지만 15일간의 자가 격리로 망설이고 있던 미주 한인들에게는 더 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업무와 비즈니스 등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하지만 곧바로 문제에 봉착했다. 자가 격리 면제 지침만 발표했을 뿐 어떻게 신청하고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미주 지역 각 공관으로 문의가 빗발치고 혼란만 가중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 영사는 다른 공관들보다 먼저 영사관 홈페이지에 격리 면제 가이드라인을 작성해 올렸다. 이 것에 그치지 않고 이 영사가 직접 나서 유튜브를 통한 설명회를 개최했고 실시간으로 한인들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6월 28일 시작된 격리 면제 사전접수에는 3일간 무려 1000여건의 신청서가 몰렸다. 쇄도하는 신청서를 일일이 검토하느라 퇴근은 물론 잠도 포기하고 밤을 새워 일을 했다. 나중에는 아예 사무실 한켠에 야전 침대를 설치하고 숙식을 해결하며 민원인들에게 자세한 설명과 함께 격리 면제 서류를 발급했다.
이런 노력이 알려지며 온라인과 SNS는 물론 외교부 홈페이지를 통해 이원강 영사를 칭찬하는 글들이 끝없이 이어졌고, 언론들도 앞다퉈 이 영사의 활동을 보도하는 기사를 쏟아냈다. 타 지역 언론들은 “샌프란시스코가 부럽다”는 내용과 함께 “우리 지역 공관은 왜 이렇게 하지 못하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전했다. 북가주 지역에 살고 있다는 것 만으로 타 지역 한인들의 부러움을 받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런 이 영사의 노력 덕분에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에는 미 전역에서 문의가 쇄도했다. 영사관 민원실의 한 직원은 “북가주보다도 타 지역에서 격리 면제 신청에 대해 문의하는 전화가 더 많았다”며 “어떤 분은 제발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에 신청서를 접수하게 해 달라고 간청하기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격리면제 신청을 받기 시작한 뒤 한 달여가 지났다. 상황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총영사관을 찾아 이원강 영사를 만났다. 그는 “지금은 신청서가 많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달여간 4천건에 달하는 서류가 접수돼 처리됐고, 점점 신청서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그래서 “퇴근도 할 수 있게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원강 영사는 “무엇보다도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이 하루 빨리 종식돼 격리 면제를 신청하지 않고 한국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짧은 인터뷰를 마치고 다시 민원실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