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가족 비극…아내 살해 뒤 7개월 딸 안고 극단선택

일가족이 숨진 서울 노원구 중계동 아파트.
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에서 부부와 한 살배기 딸 등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부부싸움을 하다가 남편이 아내를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오전 4시께(한국시간) 노원구 중계동에 있는 15층짜리 아파트에서 남편 이모(33)씨와 아내 이모(37)씨, 생후 7개월여 된 여아가 숨져있는 것을 남편 부친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차례로 발견했다. 이들이 사는 아파트 2층 집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간 경찰은 흉기에 찔린 채 쓰러져 있는 아내를 확인했다. 아파트 건물 앞에서는 남편과 딸이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남편 이씨의 부친은 아들로부터 “내가 잘못한 게 있다. 고맙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받고 경찰에 신고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한 주민은 “새벽 3시쯤 ‘쿵’ 소리가 나서 놀랐다. 4시 넘어 창문을 열어보니 구급대원들이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엘리베이터와 계단·옥상 등지에는 남편의 것으로 추정되는 핏자국이 남아있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경찰은 “새벽에 부부가 싸우는 소리를 들었다”는 주민 진술을 토대로 남편이 아내를 살해한 뒤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딸을 안은 채 투신한 것으로 추정했다.

남편은 자영업에 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에게 경제적 문제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노원구청 관계자는 “이씨 가족이 별다른 생활고를 겪은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의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는 한편 유족과 주민들을 상대로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숨진 딸은 지난해 9월생이었다. 이날 오전 아파트 현관문에는 아기가 깨지 않도록 조심해달라는 문구가 적힌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문 앞 바닥에는 이유식 정기배송업체의 다회용 가방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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