션 변 LPGA부사장 “한・미 국가대항전 개최 추진…스폰서십 통해 한국 우수 기업들도 미주에 소개”

메디힐 챔피언십 유치한 션 변 LPGA 아시아 지사 대표 인터뷰
최근 한국 ‘보이스캐디’와 LPGA 공식 거리측정기 파트너십도 체결
“스폰서 기업 단순 광고 벗어나 실질적 성과 나오도록 노력할 것”

션 변 LPGA 부사장.
“LPGA 투어의 플랫폼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국 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출을 적극 돕고 싶다. 아울러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한 기업들에 대해서도 단순 광고를 넘어 실질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

지난 12일 메디힐 챔피언십이 열리는 댈리시티 레이크 머세드 골프클럽에서 만난 션 변(한국명 변진형) LPGA 아시아 지사 대표가 인터뷰를 통해 가장 강조한 부분이다. 지난 2018년 한국의 뷰티 브랜드로 유명한 메디힐을 LPGA 타이틀 스폰서로 이끌어 낸 것도 션 변 대표의 이런 노력 덕분이다.

변 부사장은 메디힐을 비롯해 휴젤-에어 프레미아, 롯데, 볼빅, 골프존, 보이스캐디 등 한국 유수의 기업들을 LPGA 투어의 스폰서로 만들었고 타이틀 대회까지 개최하는 능력을 발휘했다. 2008년 LPGA에 입사한 뒤 8년 만에 부사장까지 초고속 승진할 수 있었던 이유다. 2016년 부터는 LPGA의 유일한 해외지사인 아시아 지사 대표도 맡고 있다. 아시아 지역의 모든 대회를 총괄하는 것은 물론 자신이 유치한 미주 대회인 메디힐 챔피언십, 휴젤-에어 프레미아 LA오픈, 롯데 챔피언십까지 담당하고 있다.

변 부사장은 “LPGA에서 지금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아시아 시장의 성장으로 새로운 대회를 유치하는 것”이라며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 국가중 대회가 열리고 있지 않는 나라에서 대회가 개최될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골프 마켓이 급성장 중인 한국에서도 추가로 LPGA 대회를 여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또한, 새로운 형식의 이벤트 대회도 고려하고 있다”며 “솔하임컵과 같은 방식으로 한국과 미국의 대표 선수들이 국가대항전을 펼치는 골프 대회도 추진중”이라고 덧붙였다.
션 변 LPGA부사장이 메디힐 챔피언십이 열리는 댈리시티 레이크 머세드 골프클럽에 설치된 로고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션 변 부사장은 PGA에도 뒤지지 않는 LPGA의 플랫폼과 네트워크를 이용해 한국 기업들의 미주 진출을 돕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변 부사장은 “한국과 미국을 자주 오가다 보니 한국의 유망 기업들, 특히 미국에는 없는 우수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 업체들을 미주 시장에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며 “이런 기업들을 LPGA 스폰서로 유치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플랫폼과 인적 네트워크 등을 통해 미주 시장에 소개하고 지원함으로써 한국의 기업들과 LPGA가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전했다.

션 부사장의 이런 포부는 이미 여러 차례 실현됐다. 한국의 골프공 생산업체인 볼빅에 이어, K-뷰티를 대표하는 마스크팩 시장 리딩 브랜드인 메디힐을 지난 2018년 LPGA 투어 타이틀 스폰서로 맞아 베이 지역에서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메디컬 에스테틱 전문기업인 휴젤과 신생 항공회사인 에어 프레미아를 공동 타이틀 스폰서로 영입해 역시 2018년부터 LA에서 대회를 열어오고 있다. 메디힐의 마스크팩은 LPGA 대회 스폰서십 이후 아마존과 월그린 등을 통해 미주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변 부사장은 전했다.

최근에는 한국의 ‘보이스캐디’의 거리측정기를 LPGA 투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프로대회에서는 처음으로 LPGA가 거리측정기 사용을 공식 허가했고 한국의 보이스캐디 제품이 사용되는 것이다. 이미 선수와 경기 위원들에게는 보이스캐디 거리측정기가 지급 됐고 시범 운영되고 있다. 반응이 좋다는게 변 대표의 전언이다. 대회에서 거리측정기 사용이 시작되면 한 단계 높아진 경기를 관람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보이스캐디 거리측정기는 17일 부터 열리는 마이어 LPGA 클래식에서 최종 테스트를 거친 뒤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대회부터 공식 사용된다.

변 부사장은 “현재 보이스캐디는 미국 시장에 거리측정기 보다는 스윙캐디 포터블 런치 모니터가 주로 보급돼 있는데 이번 LPGA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골프팬들에게 제품을 선보임으로써 부쉬넬 등 거리측정기 강자들과 미주 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메디힐 챔피언십이 대회장에 설치된 광고판에 션 변 부사장의 노력으로 파트너십을 체결한 보이스캐디 광고가 보여지고 있다.
변 부사장은 이어 “그동안 타이틀 스폰서들에게 TV중계에서 보여지는 로고 노출을 통한 광고 효과만을 설명했다면, 앞으로는 한 발 더 나아가 LPGA가 직접 나서 스폰서 기업들의 제품들이 매장에 들어갈 수 있도록 방법을 모색하고, 골프 용품의 경우 LPGA 산하 프로페셔널 소속 티칭 프로들 그리고 골프 클럽 헤드 프로, 매니저 등과 연계해 해당 제품을 골프샵에 입점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라며 “해당 클럽에는 스폰서 기업이 유스 걸스 프로그램 등에 기부를 할 수 있도록 중계를 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방식으로 스폰서 기업들을 위한 노력을 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폰서 기업들을 위한 노력은 결국 투어에 참가하는 선수들을 위한 지원으로 이어지게 되고 수준높은 대회가 열리게 되는 토대가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팬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스폰서 기업도 만족할 수 있는 모두가 ‘윈-윈’하는 LPGA 투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변 부사장은 베이 지역에서 LPGA 대회가 계속 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도 밝혔다. 그는 “메디힐 챔피언십이 열리는 레이크 머세드 골프클럽이 내년 리노베이션 공사를 하게 됐다. 명문 코스인 레이크 머세드 골프클럽에서 대회를 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가장 좋겠지만 현재로서는 다른 대회장을 알아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하딩 파크를 포함해 샌프란시스코 지역 골프장 서너 곳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최악의 경우에는 샌프란시스코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대회가 개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변 대표는 그러나 “샌프란시스코는 학창시절을 보낸 나에게는 애정이 많은 지역이다. 내년에도 LPGA 투어가 이 곳에서 열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변 대표는 ‘스포츠 마케터’를 꿈꾸던 시절 샌프란시스코대학(USF)에서 스포츠 경영학을 공부하며 베이 지역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가 샌프란시스코에 애정을 갖는 이유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개최됐던 스윙잉 스커츠 LPGA 클래식 대회를 레이크 머세드 골프클럽에 처음 유치한 것도 바로 션 변 대표다.

한편, 션 변 LPGA 부사장은 보이스캐디 런칭을 위해 이번주 미시건주에서 열리는 마이어 LPGA 클래식과 다음주 조지아주에서 열리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을 참관한 뒤 LPGA 아시아 지사가 있는 한국으로 돌아가 동남아 지역 대회 유치에 나서게 된다.


최정현 기자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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