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강인 제친 김민재, 대한축구협회 올해의 선수 선정

올해의 여자선수는 천가람…‘영플레이어’는 황재원·페어

소감 밝히는 김민재. 대한축구협회 제공.
독일 프로축구 바이에른 뮌헨에서 맹활약하는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가 처음으로 대한축구협회 ‘올해의 선수’로 뽑혔다. 김민재는 2일(한국시간)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3 KFA 어워즈’ 올해의 선수 남자부 수상자로 호명돼 트로피를 받았다.

‘올해의 선수’는 한 해 동안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대한민국 남녀 축구선수에게 주는 상으로, 2010년부터 축구협회가 전문가와 축구 기자단에 의뢰해 뽑고 있다.

이번 남자부 주인공은 축구협회 출입 언론사의 축구팀장과 협회 기술발전위원,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 등 50명이 투표로 선정했는데, 김민재가 총 137점으로 1위에 올라 첫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21, 2022년 모두 손흥민(토트넘)에게 밀려 2위에 만족해야 했던 김민재는 2023년 상반기 나폴리에서 뛰며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 주역으로 맹활약했고, 이후 독일 분데스리가 최강팀 바이에른 뮌헨으로 옮겨서도 철벽 수비로 존재감을 떨치고 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지난 한 해 A매치 8경기에 출전해 6경기 연속 무실점에 앞장서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수비수가 올해의 선수에 선정된 것은 2015년 김영권(현 울산) 이후 8년 만이다.

김민재는 “좋은 상을 받게 돼서 영광스럽다. 지난 시즌 소속팀과 대표팀 경기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응원해주신 많은 팬들께 감사하다”면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도 잘 준비해서 꼭 좋은 성적을 거둘 테니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역대 최다 수상자(7회)인 손흥민은 이번 투표에선 113점을 얻어 김민재에 이어 2위에 올랐고,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84점으로 3위에 자리했다. 김민재는 지난해 11월 초 수상자로 이미 발표됐던 AFC 올해의 국제선수상 트로피도 이날 전달받았다.

여자부 올해의 선수상은 국가대표팀의 ‘영건’ 천가람(화천 KSPO)이 차지했다. 천가람은 여자 ‘영플레이어’로 뽑힌 지 1년 만에 생애 첫 올해의 선수까지 거머쥐었다. WK리그 감독들과 여자 대표팀 코치진, 축구협회 여자 전임지도자 등의 투표에서 천가람은 총 20점으로 역대 최다 수상자(7회)인 지소연(수원FC)을 1점 차로 따돌려 수상자로 결정됐다.

측면 미드필더로 주로 뛰는 천가람은 지난해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과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등 A매치 12경기에서 4골을 기록, 여자 대표팀의 신성으로 떠올랐다. WK리그에서도 소속팀 화천 KSPO가 팀 역대 최고 성적인 정규리그 2위에 오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천가람은 “이 상을 이렇게 빨리 받을 거로 상상하지 못해서 꿈만 같다. 저 혼자만의 성과가 아닌 것을 잘 알기에 감사함을 잊지 않는 선수가 되겠다”면서 “지난 한 해 제가 열심히 심어놓은 것들에 대한 상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는 심어둔 것들을 거두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올해의 남녀 영플레이어로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인 황재원(대구FC)과 여자 월드컵 역대 최연소 출전 기록을 남긴 케이시 유진 페어(무소속)가 각각 선정됐다.

황재원은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상을 받아 감사하다.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고, 페어는 “한국 대표로 뛸 수 있어서 자랑스럽고, 기회를 주신 대한축구협회 감사하다. 2024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의 지도자상은 지난해 포항 스틸러스의 FA컵 우승과 K리그1 준우승을 이끈 김기동 현 FC서울 감독, WK리그 11년 연속 우승의 대기록을 달성한 김은숙 인천 현대제철 감독이 받았다. 올해의 심판상은 고형진, 박상준(이상 남자 주·부심), 오현정, 김경민(이상 여자 주·부심) 심판이 가져갔다.

대한축구협회는 창립 90주년을 맞이해 나이키와 조광래 대구FC 대표이사, 고 박종환 감독에게는 특별공헌상을 수여했다.

축구협회 홈페이지 투표로 뽑은 ‘올해의 골’은 손흥민이 지난해 11월 16일 싱가포르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경기(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터뜨린 왼발 감아차기 슛이며, ‘올해의 경기’는 지난해 11월 21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월드컵 2차 예선 중국과의 경기(3-0 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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