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일부 축구 ‘빅클럽‘만 모이는 유러피언 슈퍼리그(ESL)가 출범을 선언하자마자 각계에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영국에선 축구계를 넘어서 정치권까지 발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정부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겠다고 공언했고 아직 할아버지 필립공을 애도 중인 윌리엄 왕세손까지 우려를 표명했다.
BBC와 로이터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올리버 다우든 문화부 장관은 19일(현지시간) 의회에 보낸 성명에서 “이 일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다우든 장관은 슈퍼리그 참가 구단들을 제재하는 방안을 조사 중이라면서 “지배구조 개혁부터 경쟁법까지 모든 옵션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 축구 전반에 관해 팬 주도의 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계획은 코로나19 때문에 지연되고 있다가 이번에 본격 힘을 받았다. 그는 축구 구단은 단순한 사업이 아니며, 구단주들은 임시 관리인일 뿐이란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슈퍼리그 참가 구단들도 정부와 납세자들의 도움을 크게 받았으며, 이들은 그 대가로 납세자들에게 진 의무에 관해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잉글랜드축구협회 회장인 윌리엄 왕세손은 트위터에서 “팬들의 우려를 함께 나눈다“며 슈퍼리그가 우리가 사랑하는 축구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축구 커뮤니티 전체와 경쟁·공정성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전날 이미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슈퍼리그 참가 6개 구단은 세계적 브랜드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각 지역에서 시작했고 지역 팬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더타임스는 존슨 총리가 신속하게 움직인 배경에는 지난 선거 승리에서 기반이 된 북부와 중부 지역의 민심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의 강한 지역 정체성에서 지역 축구 클럽은 필수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