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중간평가’ 일본 국회의원 재보선 3곳서 집권 자민당 전패

코로나19 대응 부실·측근 비리 스캔들로
지지율 크게 하락…내각 단명할 것 관측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작년 9월 스가 요시히데 총리 내각 출범 이후 국정선거로 25일(현지시간) 처음 치러진 3곳의 일본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집권 자민당의 전패로 끝났다. 이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부실과 돈에 얽힌 측근들의 비리 스캔들 등으로 지지율이 크게 하락한 스가 내각이 단명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 재보선 대상 중의원 1명·참의원 2명…모두 야권 후보 당선

이번 재보선 대상 선거구는 중의원(하원) 홋카이도2구, 참의원(상원) 나가노·히로시마 선거구 등 3곳이다. 중의원 홋카이도2구는 자민당 소속이던 요시카와 다카모리 전 농림수산상이 재임 중이던 2018년 11월부터 2019년 8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500만엔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올 1월 기소되면서 의원직을 사퇴하는 바람에 열렸다.

참의원 나가노 선거구에선 작년 12월 코로나19에 걸려 숨진 고 하타 유이치로 입헌민주당 의원의 후임을 뽑았다. 또 히로시마 선거구에선 자민당 소속이던 가와이 안리 전 의원이 2019년 선거 과정에서 남편인 가와이 가쓰유키 전 법무상과 공모해 지역 유지들에게 금품을 뿌린 혐의로 기소된 뒤 유죄 확정 판결을 받고 사퇴해 재선이 치러졌다.

자민당은 이 가운데 홋카이도2구에서는 ‘정치와 돈’ 문제를 둘러싼 책임을 인정하고 후보를 내지 않아 부전패가 일찌감치 확정됐다. 나가노와 히로시마 참의원 재보선에는 후보를 공천해 야권과 치열하게 싸웠지만 결국 뼈아픈 패배를 맛봤다. 자민당 후보가 없었던 중의원 홋카이도2구 보선에선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마쓰키 겐코(62) 후보가 무난히 당선했다.

참의원 나가노 보선에선 사망한 하타 전 의원의 동생이자 야권 공동후보인 입헌민주당 하타 지로(51)가 사실상의 양자 대결을 펼친 자민당의 고마쓰 유타카(59) 후보를 꺾었다. 이번 재보선 3개 선거구 가운데 최대 격전지로 꼽힌 참의원 히로시마 선거구에서도 야권 공동후보인 미야구치 하루코(45)가 자민당의 니시타 히데노리(39) 후보와의 접전 끝에 금배지를 달았다.

◇ 스가 정권에 타격…올 예정 총선에도 영향
이번 재보선은 작년 9월 출범한 스가 정권에 대한 중가평가이자 올해 예정된 총선(중의원 선거)의 전초전 성격을 띠는 정치 이벤트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자민당의 완패로 귀착된 재보선 결과는 스가 정권의 장기 집권 가능성을 끌어 내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스가 총리는 지병 악화를 이유로 자민당 총재 임기를 1년 남겨 놓고 물러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뒤를 이어 당 총재로 선출된 뒤 총리가 됐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국회가 행정 수반인 총리(내각총리대신)를 뽑는데, 다수당 총재가 총리를 맡는다. 스가 총리의 자민당 총재 임기는 아베의 잔여 임기인 올 9월 30일까지이고, 현 중의원 임기는 올 10월 21일 만료된다. 이 때문에 올 9월 이전에 자민당 총재 선거와 총선이 치러져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스가 총리는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자민당 총재로서 임기 중에 기회를 보아 중의원 해산·총선거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스가 총리는 취임 후 급속도로 확산한 코로나19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 속에 주변 인사들의 비리 사건이 잇따라 겹치면서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려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의 참패로 끝난 이번 재보선을 계기로 자민당 내에서는 스가 총재 체제로 차기 총선을 치르는 것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 언론은 자민당의 전패는 스가 정권의 코로나19 부실 대응과 ‘정치와 돈’ 문제 등 잇따른 불상사에 대한 유권자의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하면서, 이번 재보선 결과가 스가 총리의 중의원 해산(총선) 전략과 시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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