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 이경훈 4언더파 공동 23위 올라
‘골든보이‘ 조던 스피스가 마침내 부활했다. 스피스는 4일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TPC 샌안토니오 오크스 코스(파72)에서 열린 PGA 투어 발레로 텍사스오픈(총상금 77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우승했다.
2017년 디오픈을 제패한 뒤 3년 9개월 동안 82차례 대회를 치르는 동안 우승이 없었던 스피스는 다시 날아오를 채비를 갖췄다. 특히 고향 텍사스에서 부활의 나래를 펴 더 감격스러웠다. 스피스의 우승은 디오픈을 제패한 2017년 7월 24일 이후 무려 1천351일이 걸렸다. 스피스는 28세가 되기 전에 12승 고지에 오른 5번째 선수가 됐다. 앞서 28세 이전에 12승을 채운 선수는 필 미컬슨, 타이거 우즈, 저스틴 토머스(이상 미국), 그리고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이다.
데뷔 3년 만인 2015년 마스터스와 US오픈을 잇달아 우승하며 22세에 세계랭킹 1위를 꿰찼던 스피스는 만 24세가 되기 전에 디오픈 정상에 오르며 최연소 메이저 3승 기록을 세워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유력한 후계자로 꼽혔다. 그러나 그는 2018년부터 슬럼프에 빠졌다. 우승 경쟁에 뛰어드는 횟수가 점점 줄었고 상위권 입상도 드물어진 스피스는 이번 시즌을 세계랭킹 92위로 시작할 만큼 부진에 허덕였다. 최근에는 2018년 다친 손목을 제때 치료하지 않아 스윙이 망가졌다는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던 그는 올해 2차례 최종 라운드에서 선두에 나서는 등 재기 조짐을 보였다.
그는 피닉스오픈 공동 4위, AT&T 페블비치 프로암 공동 3위,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공동 4위 등으로 세계랭킹을 53위까지 끌어 올렸고, 이번 시즌 세 번째 최종 라운드 공동 선두를 우승으로 연결했다. 맷 월리스(잉글랜드)와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스피스는 14번 홀까지 5타를 줄이며 선두를 질주했다. 월리스가 제자리걸음을 걷는 사이 찰리 호프먼(미국)이 16번 홀까지 버디만 6개를 골라내며 1타차로 추격했다.
스피스는 17번 홀(파4)에서 3m 버디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스피스는 대회 기간 그린 적중률(58.3%)은 66위에 그칠 만큼 샷이 썩 정확하지는 않았지만, 장기인 그린 플레이는 압권이었다. 정규 타수 만에 그린에 올린 홀에서 평균 퍼트는 나흘 동안 1.52개에 불과했고, 최종 라운드 때는 1.417개였다. 최종 라운드에서 스피스는 11개 홀을 한 번의 퍼트로 홀아웃했다.
스피스는 “먼 길을 왔다. 골프에는 산봉우리와 바닥이 있지만 (바닥이) 이렇게 오래 갈 줄 몰랐다“면서 “어떤 다른 우승 때보다 더 기쁘다“고 부활을 감격스러워 했다. 그는 “다시는 정상에 오르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고 털어놓고 “그래도 자신감을 잃을 때마다 긍정적인 태도를 지켜며 자신을 믿었고 세계 최고 수준의 도움을 받았다. 기념비적 우승“이라고 덧붙였다.
스피스는 당장 8일 개막하는 마스터스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부상했다. 그는 마스터스에서 우승 한번과 준우승 2번, 3위 한번을 차지하는 등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 유독 강했다. 3차례 메이저대회 우승 때마다 직전 대회에서 우승 또는 3위 이상 성적을 냈던 사실도 마스터스를 앞둔 스피스의 자신감을 더했다.
이날 6타를 줄인 호프먼은 1라운드에서 75타를 치고도 준우승(16언더파 272타)을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2016년 이 대회 챔피언 호프먼은 “오늘 승자는 스피스“라면서 “압박하느라 했지만 부족했다. 스피스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월리스는 2타를 줄여 3위(14언더파 274타)에 올랐다.
김시우(26)는 4타를 줄인 끝에 공동 23위(4언더파 284타)로 대회를 마치고 마스터스에 나선다. 1언더파 71타를 친 이경훈(30)도 공동 23위에 올랐다. 2타를 줄인 최경주(51)는 공동 30위(3언더파 285타)라는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노승열(30)은 공동 54위(이븐파 288타)에 그쳤고 강성훈(34)은 이날도 3타를 잃어 공동 59위(1오버파 289타)로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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