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3패’ 류현진, 7실점 최악투…휴스턴 그레인키는 완투승

솔로포 이어 만루포 얻아맞고 토론토 이적 후 최다 실점

야수진의 야속한 수비도 실점 부채질…평균자책점 2.62→3.23

휴스턴전 선발 등판한 류현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팀 야수진의 허술한 수비 속에 토론토 이적 후 최다인 7실점으로 무너졌다. 류현진은 4일 뉴욕주 버펄로의 세일런 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5⅔이닝 동안 만루홈런 등 홈런 2개 포함 안타 7개를 얻어맞고 7실점(6자책점) 했다. 7실점은 올 시즌 최다이자 2019년 12월 토론토와 계약한 이후 한 경기 최다 실점이다.



류현진은 0-7로 뒤진 6회초 2사에서 칼 에드워즈 주니어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교체됐다. 토론토가 1-13으로 대패해 류현진은 개인 4연승 행진을 마감하고 시즌 3패(5승)째를 당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62에서 3.23으로 치솟았다.



휴스턴 선발 잭 그레인키는 9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 역투로 시즌 6승(2패)을 완투승으로 장식했다. 토론토는 7회말 랜덜 그리칙의 중월 솔로 홈런으로 완봉패를 면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타율 전체 1위(0.264)인 휴스턴 타선을 상대로 고전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볼넷을 3개 허용했고, 삼진은 1개뿐이었다. 가뜩이나 버거운 상대를 만난 데다 ‘옛 동료’ 잭 그레인키와의 에이스 맞대결이었다.

5회초 류현진에게 솔로포 뺏어낸 코레아.
야수진이 어느 때보다 집중력을 발휘해줘야 할 상황에서 정작 수비가 류현진의 발목을 잡았다. 팀 동료들의 야속한 수비 속에 0-3 리드를 허용한 류현진은 6회초 2사 만루에서 마틴 말도나도에게 좌월 만루홈런을 허용하고 고개를 떨궜다.



류현진이 빅리그에서 만루홈런을 맞은 것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시절이던 2019년 8월 24일 뉴욕 양키스전(디디 흐레호리위스)에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다. 류현진은 투구 수 91개를 기록했다. 포심패스트볼을 30개, 체인지업을 25개, 컷패스트볼을 22개, 커브를 11개, 싱커를 3개 섞어서 던졌다.



포심패스트볼 최고 시속은 92.4마일, 평균 시속은 89.3마일로 평소보다 더 빨랐지만, 결정적일 때 상대 타선의 체인지업 노림수에 걸렸다. 류현진은 1회초 7개, 2회초 15개의 공으로 여섯 타자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며 순항했다.



3회초 1사에서 발 빠른 타자 마일스 스트로에게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로 이날 경기 첫 피안타를 기록했다. 2사에서 호세 알투베를 맞아 스트라이크 2개를 먼저 잡았으나 알투베가 유인구에 넘어가지 않으며 볼넷을 내줬다. 2사 1, 2루 위기에 몰린 류현진은 그러나 카를로스 코레아를 1루수 뜬공으로 요리하고 실점 없이 3회초를 건너갔다.



하지만 류현진은 4회초부터 매 이닝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했다. 나사 빠진 야수진의 허술한 수비도 류현진을 괴롭혔다. 4회초 선두타자 알레드미스 디아스에게 던진 2구째 컷패스트볼이 높게 제구되면서 3루수 옆을 꿰뚫고 좌익 선상으로 흘러나가는 안타가 됐다. 

좌익수 로우르데르 구리엘 주니어가 빠르게 대처해 디아스가 2루로 가는 걸 막았다. 그런데 구리엘 주니어의 2루 송구가 빗나갔다. 디아스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재빨리 2루에 안착했다. 최초 기록은 디아스의 2루타였지만 이후 공식 기록원은 원히트 원에러로 정정했다.

만루홈런 쳐내고 축하받는 말도나도.
류현진은 계속된 1사 2루에서 요르단 알바레스에게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얻어맞고 첫 실점 했다. 5회초에도 수비가 류현진을 도와주지 않았다. 선두타자 스트로의 날카로운 타구는 유격수 보 비솃의 글러브를 맞고 옆으로 흘렀다. 그런데 비솃이 느릿느릿 공을 따라가는 사이, 스트로는 2루까지 전력 질주했다. 단타가 2루타로 둔갑했다.



억울하게 2루타를 내준 류현진은 계속된 1사 3루에서 알투베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또 1점을 내줬다. 힘이 빠진 류현진은 카를로스 코레아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볼 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체인지업을 낮게 구사했으나 코레아가 잘 받아쳤다. 


6회초에도 토론토 야수들은 집중력을 회복하지 못했다. 선두타자 율리에스키 구리엘의 날카로운 땅볼 타구가 중견수 왼쪽으로 향했다. 단타로 그칠 타구였으나 중견수 그리칙이 한 번에 잡지 못하고 떨어뜨린 사이, 구리엘은 2루까지 진루했다.



아쉬운 수비가 거듭 나오자 류현진은 알바레스, 채즈 매코믹에게 볼넷 2개를 허용하는 등 마운드 위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2사 만루에서 9번 타자 마틴 말도나도에게 통한의 좌월 만루홈런을 얻어맞았다. 초구 체인지업이 덜 떨어지면서 말도나도의 노림수에 그대로 걸려들었다. 류현진의 이날 경기 마지막 투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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