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에 울려 퍼진 “대한독립만세”…북가주 5개 한인회 공동주최 76주년 광복절 기념식

지난 8월 14일 실리콘밸리 한인회관 앞마당에서 열려
북가주 지역 한인단체 회원 등 한인 150여 명 참석

광복절 기념식을 마치며 모든 참석자들이 '대한독립만세'를 외치고 있다.
북가주에 광복 76주년을 축하하는 만세 소리가 우렁차게 울려퍼졌다.

샌프란시스코, 이스트베이, 실리콘밸리, 새크라멘토, 몬트레이 등 북가주 지역 5개 한인회는 지난 3.1절 행사에 이어 76주년을 맞는 광복절 기념식도 공동으로 개최했다. 지난 8월 14일 실리콘밸리 한인회관 앞마당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공동주최 덕분에 각 지역에서 모인 한인들이 자리를 함께 할 수 있었으며, 일제로부터 조국 해방을 맞았던 76년 전의 기쁨과 의미를 서로 나누는 뜻깊은 시간이 됐다.

김일현 무용단의 풍몰놀이 ‘광복절의 울림’으로 시작된 기념식은 국민의례와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으로 이어졌다. 기념사는 행사를 준비한 실리콘밸리 한인회 박승남 회장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윤상수 총영사, 김한일 김진덕・정경식 재단 대표, 곽정연 SF한인회장, 정흠 EB한인회장, 최성우 SF민주평통 회장의 기념사로 이어졌다.
76주년 광복절 기념식 참석자들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박승남 실리콘밸리 한인회장이 76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여러 단체가 함께 참석한 만큼 기념사를 통해 다양한 메시지가 전달됐다. 행사에 참석한 한인들에게 감사인사를 먼저 전한 박승남 실리콘밸리 한인회장은 “36년간의 일본의 압제와 동족상잔의 비극 속에서도 조국 대한민국은 눈부신 발전과 혁신을 거치며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며 “미주 한인들도 세대를 초월해 조국 해방의 의미를 다시 되새기고 서로 협력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어 나가자”고 환영사를 통해 역설했다.

윤상수 총영사는 “한국의 눈부신 발전은 독립을 위한 우리 선열들의 희생과 함께 여기 계신 분들을 포함한 해외 동포들의 지원과 성원 없이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이런 민족의 저력이 이어져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것은 물론 대한민국의 무궁한 발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 총영사는 “초기 한국이 코로나로 어려울때 대규모 방역용품을 보내는 등 고국에 대한 변함없는 지원과 응원을 보내주셨다”며 감사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매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총영사는 한국의 대통령의 축사를 대독했지만 올해는 한국의 광복절보다 북가주 기념식이 먼저 열리며 별도의 기념사를 한인들에게 전했다.
윤상수 SF총영사가 기념사를 전하고 있다.
76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이민 선조들의 애국애족 정신을 강조하고 있는 김한일 대표.
김진덕・정경식 재단 김한일 대표는 이민 선조들의 애국애족 정신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조국을 떠나 멀리 타향에서 고되고 힘든 노동을 하면서도 일제 강점기 우리 선조들은 일제로부터 조국을 되찾겠다는 일념은 변함이 없으셨다”며 “어렵고 힘들게 돈을 버셨지만 독립자금으로 내놓는 일에 주저함이 없으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한일 대표는 “북가주 한인들은 ‘독도 이름 찾기 캠페인’은 물론 일본의 역사 왜곡에 맞서 ‘위안부 기림비’ 세우는 일에도 앞장서시는 등 지금도 선조들의 조국애가 이어지고 있다”며 “우리 후손들에게도 한민족의 자긍심과 조국 사랑의 정신이 깃들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힘주어 말했다.

곽정연 회장도 “광복절은 한민족의 긍지와 정체성을 가슴에 다시 새기는 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으며, 정흠 회장도 “100여 년전 나라를 빼앗긴 아픔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된다. 훌륭한 인재를 키워 강력한 민족으로 거듭나야 하며, 다시는 외세의 침략을 받지 안는 나라를 만들어 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복절 기념사를 전하는 곽정연 SF한인회장.
정흠 이스트베이 한인회 회장이 광복절 기념사를 전하고 있다.
최성우 SF민주평통 회장은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 말아야 한다”며 “우리 후손들에게 평화로운 나라를 물려주기 위해서는 휴전을 종전협정으로 바꾸고 나아가 통일된 조국을 만들어야 한다”며 남북 통일의 중요성을 전했다.

박승남, 곽정연, 정흠 회장 등 한인회장들은 입을 모아 북가주 지역 5개 한인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광복절 행사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으며, 앞으로도 서로 힘을 모아 한인커뮤니티가 단합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자고 밝혔다.
최성우 SF민주평통 회장이 기념사를 통해 한반도 평화에 대해 역설하고 있다.
기념사에 이어 축하 공연이 이어졌다. 폴라 로씨가 섹소폰으로 ‘넬라 판타지아’의 선율을 연주했으며, 실리콘밸리 한인회 합창단이 오케스트라단의 반중에 맞춰 ‘선구자’, ‘홀로아리랑’ 등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는 곡들을 불렀으며, 참석자들과 다함께 ‘광복절 노래’를 합창하기도 했다.

행사는 고도준 6.25 참전국가유공자 미주총연 회장의 선창으로 참석자들이 다함께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는 만세삼창으로 마무리됐다.
기념식에 앞서 선보인 김일현 무용단의 풍물놀이 '광복절의 울림' 공연 모습.
기념식 후 진행된 축하공연에서 폴라 로씨가 섹소폰으로 '넬라 판타지아'를 연주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한인회 합창단이 실리콘밸리 한인회 오케스트라의 반주에 맞춰 '선구자'를 합창하고 있다.
제76주년 북가주 지역 광복절 기념식에는 한인회는 물론 SF민주평통, 대한민국 6.25참전유공자회 북가주지회, 유엔피스코, 월남전참전전우회 등 한인단체 회원과 관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날 광복절 기념식에는 미주 한인 봉사단체인 화랑 청소년재단 실리콘밸리 지부 소속 학생들이 참석해 세대를 아우르는 행사가 됐다. 화랑 소속 학생들은 봉사단체 이름에 걸맞게 기념식을 위해 텐트를 치고 책상을 날랐으며 의자를 설치하는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화랑 소속 박로빈 학생은 “아직 코로나바이러스가 물러간 것은 아니지만 지역 어르신들을 비롯해 많은 한인들이 함께 모여 광복절을 기념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스트베이 한인회 정흠 회장도 기념사에 이어 ‘화랑’ 소속 학생들에게 한국인의 정체성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조국의 언어인 한글을 배우고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을 하기도 했다.
76주년 광복절 긴며식에 참석한 모든 한인들이 실리콘밸리 한인회 오케스트라의 반주에 맞춰 '광복절 노래'를 합창하고 있다.
행사가 모두 끝난 후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조현포 새크라멘토 한인회장과 이문 몬트레이 한인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문 회장은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축사를 보내왔고, 조현포 회장은 새크라멘토에서 별도의 광복절 행사를 개최했다. 조 회장은 새크라멘토 한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조국 해방을 기념할 수 있어 감격스럽다”고 밝혔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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