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결정적 행동 나섰다"…월요일 전날밤 전격 발표
월요일부터 예금인출 정상화…바이든 "내 지시" 구두 개입
WP "이례적 개입" 진단…'부유층 보호' 정치적 불씨 될 수도
미국 정부가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사태의 파문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 긴급 진화에 나섰다. 고객이 맡긴 돈을 보험 대상 한도와 상관없이 즉시 전액 인출할 수 있도록 하고 SVB와 같은 위기가 닥칠 수 있는 금융기관에 자금을 대출하기로 했다.
미국 재무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12일 “우리는 (미국의) 은행 체계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강화해 미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결정적인 행동에 나선다”며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SVB 사태가 금융 시스템 전체의 위기로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적극 개입한 것으로, 이번 조치는 아시아 금융시장 개장을 앞두고 일요일 밤 나왔다.
재무부 등은 성명에서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이 연준과 FDIC의 권고를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모든 예금주를 완전히 보호하는 방식의 사태 해법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모든 예금주는 금융 기관이 문을 여는 13일 월요일부터 예금 전액에 접근할 수 있으며 SVB의 손실과 관련해 납세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없을 것이라고 성명은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은행권의 회복탄력성을 어떻게 유지해 우리의 역사적인 경제 회복을 지켜낼지에 대해 내일(13일) 아침 연설하겠다”면서 신속히 구두 개입에 나섰다. 그는 “미국인과 미국 기업은 필요할 때 예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를 가질 수 있다”며 “내 지시에 따라 이같은 금융 당국의 발표가 나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재무부는 주주와 담보가 없는 채권자 일부는 보호받지 못하며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SVB 고위 경영진이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밝혔다. 재무부 등은 성명에서 뉴욕주 금융당국이 이날 폐쇄한 시그니처은행에 대해서도 비슷한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재무부 고위당국자는 이번 조치는 고객의 예금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주식과 채권은 보호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가 미국인의 세금이 공적 자금으로 투입되는 ‘구제금융’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금융 당국자들은 이번 예금 보호 조치가 SVB 파산에 이어 이틀 만인 12일 폐쇄된 시그니처은행에 대해서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시그니처은행의 총자산은 1천103억6천만 달러, 예치금은 885억9천만 달러 규모다.
앞서 금융 당국은 예금 인출 사태로 큰 손실을 낸 SVB를 지난 10일 폐쇄하고 FDIC를 파산 관재인으로 임명했다. 은행이 파산할 경우 연방예금보험이 한 은행 계좌당 최대 25만달러까지 보호하지만,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등 기관들을 주로 상대하는 SVB의 경우 전체 예금의 거의 90%가 보험 한도를 초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 당국은 적극적인 예금자 보호조치를 강구하고 나섰다. 재무부 등은 미국 연방예금보험법상 특정 은행의 파산이 광범위한 금융권 시스템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보험 한도를 초과한 예금도 보호할 수 있다는 조항에서 해법을 찾았다.
이번 조치와 관련해 연준은 은행에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새로운 기금(BTFP: Bank Term Funding Program)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기금 규모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연준 당국자들은 “잠정적으로는 수조 달러를 충당할만큼 충분한 규모일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WP는 전했다. 이를 통해 미국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등 담보를 내놓는 은행, 저축조합, 신용조합 등 금융기관에 1년간 자금을 대출할 계획이다.
연준은 특히 담보 가치를 시장가가 아닌 액면가로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SVB가 보유한 국채 상당량이 연준의 계속된 금리 인상 때문에 당장 매각할 경우 액면가보다 낮은 금액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SVB가 보유한 총자산은 작년 말 기준 2천90억달러로 고객이 맡긴 예금 1천754억달러보다 많지만, 고객의 예금을 돌려주려면 국채를 액면가보다 할인된 가격에 팔 수밖에 없어 큰 손실을 보게 된다. 연준은 “BTFP는 우량 증권을 담보로 한 추가 유동성을 제공해 금융기관이 압박을 받는 시기에 증권을 서둘러 매각하지 않아도 되게 한다”고 설명했다.
재무부는 BTFP를 보증할 용도로 환율안정기금(ESF)에서 최대 250억달러(약 33조원)를 사용 가능하게 할 계획이지만 실제 이 자금을 쓸 필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는다고 연준은 설명했다. 재무부는 보험을 들지 않은 예금주를 지원하기 위해 예금보험기금(DIF)에 입은 손실은 법에 따라 은행에서 회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발표에 미 정계는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민주당 내 바이든 대통령의 잠재적인 대선 경쟁자로 꼽히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미국인의 세금으로 SVB를 구제할 때가 아니다”라면서 “만약 SVB 구제금융이 있다면 이는 월가와 대형 금융기관의 자금이 100%가 돼야 한다”고 견제했다.
WP는 이번 조치를 “이례적 개입”이라고 평가하면서 “캘리포니아의 테크 기업, 벤처 캐피털, 부유층의 자산을 보호한다는 결정을 놓고 정치적 불씨를 부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재무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12일 “우리는 (미국의) 은행 체계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강화해 미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결정적인 행동에 나선다”며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SVB 사태가 금융 시스템 전체의 위기로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적극 개입한 것으로, 이번 조치는 아시아 금융시장 개장을 앞두고 일요일 밤 나왔다.
재무부 등은 성명에서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이 연준과 FDIC의 권고를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모든 예금주를 완전히 보호하는 방식의 사태 해법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모든 예금주는 금융 기관이 문을 여는 13일 월요일부터 예금 전액에 접근할 수 있으며 SVB의 손실과 관련해 납세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없을 것이라고 성명은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은행권의 회복탄력성을 어떻게 유지해 우리의 역사적인 경제 회복을 지켜낼지에 대해 내일(13일) 아침 연설하겠다”면서 신속히 구두 개입에 나섰다. 그는 “미국인과 미국 기업은 필요할 때 예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를 가질 수 있다”며 “내 지시에 따라 이같은 금융 당국의 발표가 나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재무부는 주주와 담보가 없는 채권자 일부는 보호받지 못하며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SVB 고위 경영진이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밝혔다. 재무부 등은 성명에서 뉴욕주 금융당국이 이날 폐쇄한 시그니처은행에 대해서도 비슷한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재무부 고위당국자는 이번 조치는 고객의 예금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주식과 채권은 보호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가 미국인의 세금이 공적 자금으로 투입되는 ‘구제금융’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금융 당국자들은 이번 예금 보호 조치가 SVB 파산에 이어 이틀 만인 12일 폐쇄된 시그니처은행에 대해서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시그니처은행의 총자산은 1천103억6천만 달러, 예치금은 885억9천만 달러 규모다.
앞서 금융 당국은 예금 인출 사태로 큰 손실을 낸 SVB를 지난 10일 폐쇄하고 FDIC를 파산 관재인으로 임명했다. 은행이 파산할 경우 연방예금보험이 한 은행 계좌당 최대 25만달러까지 보호하지만,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등 기관들을 주로 상대하는 SVB의 경우 전체 예금의 거의 90%가 보험 한도를 초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 당국은 적극적인 예금자 보호조치를 강구하고 나섰다. 재무부 등은 미국 연방예금보험법상 특정 은행의 파산이 광범위한 금융권 시스템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보험 한도를 초과한 예금도 보호할 수 있다는 조항에서 해법을 찾았다.
이번 조치와 관련해 연준은 은행에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새로운 기금(BTFP: Bank Term Funding Program)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기금 규모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연준 당국자들은 “잠정적으로는 수조 달러를 충당할만큼 충분한 규모일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WP는 전했다. 이를 통해 미국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등 담보를 내놓는 은행, 저축조합, 신용조합 등 금융기관에 1년간 자금을 대출할 계획이다.
연준은 특히 담보 가치를 시장가가 아닌 액면가로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SVB가 보유한 국채 상당량이 연준의 계속된 금리 인상 때문에 당장 매각할 경우 액면가보다 낮은 금액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SVB가 보유한 총자산은 작년 말 기준 2천90억달러로 고객이 맡긴 예금 1천754억달러보다 많지만, 고객의 예금을 돌려주려면 국채를 액면가보다 할인된 가격에 팔 수밖에 없어 큰 손실을 보게 된다. 연준은 “BTFP는 우량 증권을 담보로 한 추가 유동성을 제공해 금융기관이 압박을 받는 시기에 증권을 서둘러 매각하지 않아도 되게 한다”고 설명했다.
재무부는 BTFP를 보증할 용도로 환율안정기금(ESF)에서 최대 250억달러(약 33조원)를 사용 가능하게 할 계획이지만 실제 이 자금을 쓸 필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는다고 연준은 설명했다. 재무부는 보험을 들지 않은 예금주를 지원하기 위해 예금보험기금(DIF)에 입은 손실은 법에 따라 은행에서 회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발표에 미 정계는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민주당 내 바이든 대통령의 잠재적인 대선 경쟁자로 꼽히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미국인의 세금으로 SVB를 구제할 때가 아니다”라면서 “만약 SVB 구제금융이 있다면 이는 월가와 대형 금융기관의 자금이 100%가 돼야 한다”고 견제했다.
WP는 이번 조치를 “이례적 개입”이라고 평가하면서 “캘리포니아의 테크 기업, 벤처 캐피털, 부유층의 자산을 보호한다는 결정을 놓고 정치적 불씨를 부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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