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한국학교 성대한 ‘설날 잔치’…“한국 전통 설 풍습 체험할 수 있어 너무 좋았어요”

윷놀이, 팽이치기, 널뛰기 등 다양한 문화체험 부스 마련돼
설날 풍습・유래 배우고 부모님께 세배하며 전통 예절 익혀

실리콘밸리 한국학교가 설날을 맞아 성대한 공연과 함께 '설날 잔치'를 개최했다. 개막 공연에서 한국문화원 우리사위 공연팀이 난타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실리콘밸리 한국학교(교장 김영숙)에서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을 맞아 성대한 ‘잔치’가 열렸다.풍성한 공연은 물론 세배하기, 팽이치기, 윷놀이, 널뛰기, 줄넘기 등 다채로운 민속게임 등이 펼쳐져 학생들에게 민족 고유의 명절의 소중함을 가슴속 깊이 새겨줬다.

지난 2월 10일 설날을 맞아 학교에서 개최된 ‘설날 잔치’ 행사는 공연으로 시작됐다. 한국에서 방문한 ‘더퐁낭’과 북가주에서 활동하는 한국문화원 우리사위 단원들이 무대에 올라 탈춤, 사물놀이, 난타 등 신명나는 장단과 춤사위를 선보였다. 공연 중간중간 상모돌리기, 버나돌리기 등 눈길을 끄는 묘기가 나올 때 마다 행사장을 찾은 학생과 학부모 들은 탄성과 함께 박수갈채를 보냈다.

공연으로 시작한 실리콘밸리 한국학교 설날잔치는 다채로운 체험의 장으로 바뀌었다. 교사들과 학부모들이 함께 준비한 민속 체험 부스에는 학생들이 평소 접하지 못했던 한국의 민속 놀이가 풍성하게 펼쳐졌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온 학생들은 줄넘기, 팽이치기, 널뛰기, 윷놀이, 굴렁쇠 굴리기, 사방치기, 공기놀이, 젓가락 체험, 짚신 신어보기, 종이접기, 댕기 달기, 상모돌리기 등 체험을 통해 한국 고유의 놀이를 만끽했다.

또한 전통 혼례복을 입은 신랑, 신부와 함께 사진찍기, 색종이로 딱지와 부채, 표창, 종이꽃 복주머니 접기 등을 하며 반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며, 공연팀이 마련한 장구와 북 배우기 부스에서는 연신 신나는 전통 장단이 울려 퍼졌다.

체험 부스 외에도 각 교실에서는 학부모들이 참여한 가운데 선생님들의 지도로 학생들이 세배를 하며 어른을 공경하는 한국의 예절을 배웠으며, 세배를 받은 학부모와 선생님들은 덕담이 적힌 카드를 학생들에게 나눠 주기도 했다. 또한 학생들은 설날의 풍습과 유래에 대해 자세히 배웠으며, 학교에서 준비한 음식을 함께 나눠 먹기도 했다.

이날 설날 잔치가 펼쳐진 실리콘밸리 한국학교는 한국의 명절날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한 학생은 “아빠, 엄마에게 세배하고 세뱃돈 받았어요”라고 자랑을 했으며, 상모돌리기에 도전한 한 학생은 “생각보다 어렵다”며 “열심히 배워서 상모를 멋지게 돌려보고 싶다”고 의지를 드러내 보이기도 했다. 큰 윷을 하나씩 들고 윷놀이를 하는 학생들은 상대편 말을 잡았다는 선생님의 설명에 환호성을 질렀고, 생각보다 쉽지 않은 굴렁쇠를 들고 몇 차례씩 뛰어다닌 한 학생은 숨을 몰아쉬면서도 환하게 웃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학부모는 “미국에 살다 보니 집에서는 설날이어도 특별히 하는 것이 없고 아이들에게 따로 알려줄 것이 없는데 오늘 학교에서 이렇게 성대한 설날 잔치를 열고 다양한 한국 전통 체험부스 마련해 아이들에게는 정말 뜻깊은 시간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올해 처음 설날 행사에 참여했다”며 “세배도 받고 아이와 함께 다양한 민속놀이도 함께 즐겨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 행사를 준비한 학교측에 정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특별히 이날 행사에서는 졸업반 학생들과 도우미 선생님들이 직접 부스를 준비하고 진행도 맡아 의미를 더했다. 한 졸업한 학생은 “설날 잔치 부스를 맡아 친구들과 함께 진행을 했는데 저학년일 때 선배들에게 배웠던 기억이 떠올라 기분이 좋았다”고 밝혔으며, 또 다른 졸업반 학생은 “졸업하기 전 후배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어 기쁘다”며 “졸업 후에도 도우미 선생님으로 학교에서 계속 봉사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김영숙 교장은 “설날이 올해는 토요일이어서 학교 전체가 신나는 명절 잔치로 한 해를 시작할 수 있어 의미가 컸다”며 “커뮤니티에도 한국 문화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어 더욱 보람된 행사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학생 및 학부모 등 천 여명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뤘으며, 강완희 SF교육원장을 비롯해 프리몬트고교교육구 교육감인 그래험 클라크와 김현주 교육위원, 스탠리 코우 교육위원 그리고 풋힐-디안자 칼리지의 한국계 총장인 리 램버트와 부인 미아 램버트, 흥 웨이 쿠퍼티노 시의원(전 시장) 등이 참석해 행사를 축하했다. 특별히 흥 웨이 쿠퍼티노 시의원은 김영숙 교장에게 감사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인사말을 전하고 있는 김영숙 교장.
행사 축하를 위해 참석한 초청인사들. (왼쪽 두번째 부터) 강완희 교육원장, 김현주 교육위원, 미아 램버트 부인, 리 램버트 총장, 흥 웨이 쿠퍼티노 시의원, 김영숙 교장.
김영숙 실리콘밸리 한국학교 교장에게 감사장을 전하고 있는 흥 웨이 쿠퍼티노 시의원.
공연을 마친 한국문화원 우리사위 공연팀.


최정현 기자 choi@baynewslab.com / 저작권자 © 베이뉴스랩,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 Posts

의견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