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 집들만 골라 턴 8인조 절도단 ‘덜미’

'아시아계는 집에 현금 많을 것'
중국·인도음식점주 차량에 추적장치까지

뉴저지주 연방검찰청. 홈페이지 캡처.
미국 북동부 일대에서 아시아계 주민의 집만 골라서 턴 8인조 절도단이 붙잡혔다. 주로 아시아 음식점 주인들의 집을 노린 이들은 추적장치와 워키토키 등 첨단 장비까지 동원해 여러 주를 넘나들며 거리낌 없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뉴저지주 연방검찰청은 뉴저지·뉴욕·펜실베이니아·델라웨어주 등 최소 4개주에서 50개 이상의 주택을 털어 거액의 현금과 보석, 무기 등을 훔친 혐의로 8명을 체포해 기소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6일 보도했다. 뉴어크 연방지방법원에 제출된 소장에 따르면 이들 일당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아시아계 레스토랑 업주들이 자택에 현금을 쌓아놓고 있을 것으로 믿고 아시아계 가족이 함께 운영하는 업소들을 우선 타깃으로 삼았다.

이들은 음식점에 주차된 자동차들을 뒤져 주소를 알아내거나 자동차에 추적장치를 부착하는 수법으로 피해자들의 집을 찾아낸 뒤 아무도 없을 때 사다리로 2층 창문을 통해 침입해 절도 행각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일당 중 1명은 2018년 12월 뉴저지주 케닐워스의 한 집에서 아시아계 거주자와 몸싸움을 벌이다 워키토키를 떨어뜨렸는데, 수사 당국은 여기서 채취한 DNA를 활용해 수사망을 좁힐 수 있었다.

이후에도 이들은 절도 행각을 이어갔다. 같은 달 뉴욕 퀸스의 두 가정집에서 각각 10만달러, 7만8천달러를 도둑맞았다는 신고가 들어왔고, 2019년 1월 뉴저지주 에튼타운의 한 아시아계 음식점주는 자택에서 50만달러의 현금과 보석을 도난당했다고 신고했다. 체포 후 절도단의 한 멤버는 인터넷으로 인도와 중국 음식점을 검색해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며 “집에 많은 양의 현금과 보석을 보관하고 있을 것으로 믿었다”고 수사 당국에 진술했다.

이들 일당의 범죄 행각은 최근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겨냥한 증오범죄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상한 가운데 드러난 것이다. 연방수사국(FBI) 뉴어크 사무소의 조지 크라우치 주니어 특별수사관은 “(아시아계에 대한) 고정관념 등에 근거한 뻔뻔한 범죄”라면서 “아시아계 미국인을 겨냥한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는 이 시기에 이들을 체포한 것은 시의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8명의 절도단 중 몇 명은 전날 영상회의 방식으로 열린 재판에서 보석을 허가받았다고 NYT는 전했다. 제임스 클라크 치안판사는 나머지 용의자들의 보석 신청을 기각하면서 “집은 거주자들에게는 성과 같다”면서 “도둑이 집에 침입하는 것보다 더 걱정스러운 일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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