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벌집 쑤신 ‘윤석열 X파일’…”네가 까라” 핑퐁식 폭탄 돌리기

국힘 내부공방으로 전선 확대…"수류탄" vs "예방주사"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9일(한국시간) 오후 서울 중구 우당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야권 내부 폭로로 불거진 이른바 ‘윤석열 X파일’ 논란이 일파만파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처음 파일의 존재를 거론할 때만 해도 윤 전 총장이 정치행보를 본격화하고 나선 데 대한 일종의 견제성 메시지나 여의도식 통과의례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각종 방송에 보수진영 패널로 출연하는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이 지난 19일 SNS를 통해 X파일을 직접 본 사실을 알리고 “방어가 어렵겠다”는 평을 내놓은뒤 ‘내부 총질’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SNS와 각종 언론 인터뷰 등에서 밝힌 내용을 종합하면, 장 소장이 육안으로 확인한 문건은 작성 시기와 주체가 다른 두 건이다. 장 소장은 윤 전 총장 본인과 처가를 둘러싼 의혹이 어림잡아 20건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22일(한국시간) 잇단 라디오 인터뷰에서 “4월자는 ‘기관’에서, 6월자는 ‘여권’에서 각각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X파일이 사실상 여권발 정치공작의 결과물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부 최고위원들과 장 소장 사이에서 문건 공개를 두고 신경전이 벌어지면서 갈등의 불씨는 오히려 야권으로 옮겨붙는 분위기다. 장 소장은 전날 자신을 향해 ‘아군이라면 문건을 넘기라’고 요구한 정미경 최고위원에게 “드릴 테니 자신 있으면 공개하시라”고 맞받아쳤다. 김재원 최고위원과는 ‘진실 공방’을 벌였다.



장 소장은 본인이 문건 공유를 제안했지만 김 최고위원이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최고위원은 본인이 문건 공유를 요청했지만 단칼에 거절당했다고 맞서고 있다. 장 소장은 김 최고위원을 향해 “참 황당하다”고 몰아붙였고, 이에 김 최고위원은 자신의 SNS에 당시 통화 녹취록까지 공개했다.



김 최고위원은 “좀 멋쩍어서 ‘그럼 주지 말아라. 혹시 누설되면 내가 뿌렸다고 할 거 아니냐’라고 답변한 것이 전부”라고 덧붙였다. 

X파일을 둘러싼 국민의힘 지도부 내 기류도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X파일에 대해 “제가 판단할 바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 “최근 상황에 피로감이 쌓이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당 차원에서 문건을 받아 공개하는 문제에 대해 “(장 소장이) 자료를 주면 검토하면 되는 것이다. 받을 의향이 있다 없다(를 따지는 것은) 넌센스”라고 했다. 지도부 내부에선 장 소장이 논란을 촉발해놓고 당으로 검증의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태도에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고 한 최고위 참석자는 전했다.



X파일 논란이 향후 여권과의 네거티브 국면에서 ‘예방주사’가 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관측도 제기된다. 한 야권 중진은 통화에서 “일부에서는 윤 전 총장이 좋은 예방주사를 맞았다는 이야기도 한다”며 “앞으로도 무엇이든 공작으로 몰고 가면 되는 것 아니겠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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