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5일 미네소타전 선발 등판 확정…꿈 이뤘다

스플릿 계약으로 도전 택한 양현종
기다림 끝에 선발 등판 기회
일본인 투수 아리하라 대신해 선발 출격

텍사스 레인저스 양현종(오른쪽)이 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포수 호세 트레비노와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양현종은 "트레비노 처럼 좋은 선수를 만나 매우 행복하다"고 밝혔다. 양현종 인스타그램 캡처.
보장된 부와 명예를 뒤로 하고 도전을 선택한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이 드디어 꿈의 무대에서 선발 출격한다. 텍사스 구단은 5일 오후 4시 40분(SF시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필드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MLB) 미네소타 트윈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투수로 양현종을 예고했다. 양현종은 이날 경기에서 텍사스의 첫 번째 투수로 출격해 MLB 데뷔 첫 승을 노린다.

프로야구 KBO리그 KIA 타이거즈의 에이스로 오랜 기간 활약한 양현종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MLB 진출에 도전했다. 그러나 양현종을 찾는 구단은 쉽게 나타나지 않았고, KIA는 최고의 대우를 약속하며 KBO리그 잔류를 요청했다.

양현종의 선택은 도전이었다. 그는 지난 2월 텍사스와 ‘신분’에 따라 연봉이 달라지는 1년짜리 스플릿 계약을 하고 미국행을 결정했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낮은 연봉과 함께 ‘눈물 젖은 빵’을 먹어야 하는 혹독한 상황에 뛰어든 것이다.

텍사스 유니폼을 입기까지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양현종은 늦게 계약한 탓에 비자가 늦게 발급됐고, 경쟁자들이 훈련 중이던 2월 24일 팀 스프링캠프에 지각 합류했다. 양현종은 시차 적응을 하기도 전에 치열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빅리그 입성까지도 쉽지 않았다.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한 양현종은 대체 훈련지에서 빅리그 콜업을 기다렸다. MLB 원정경기가 열리는 날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데려가는 예비 선수 명단인 ‘택시 스쿼드’로 동행했다.

묵묵하게 기다리던 양현종은 지난달 26일 빅리그 엔트리에 포함됐고, 그날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전에서 4⅓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30일 보스턴전에서도 4⅓이닝 무실점 역투하며 눈도장을 확실하게 받았다.

기다림 끝에 기회가 찾아왔다. 기존 선발 투수 아리하라 고헤이는 최근 두 차례 선발 등판에서 4⅓이닝 동안 11실점을 기록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는데, 중지에 굳은살이 생겨서 주사 치료를 받고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외됐다. 텍사스는 아리하라의 공백을 양현종에게 맡기기로 했다. 양현종의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5일 미네소타 전 결과에 따라 선발 등판 기회를 더 얻을 수도 있고 마이너리그로 강등될 수도 있다.

한편 이날 양현종은 빅리그 데뷔전에서 자신의 공을 받은 포수 호세 트레비노와 다정하게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주전 포수 트레비노! 항상 경기를 즐기는 선수!”라며 “자신보다 투수, 팀을 먼저 생각하는 선수. 좋은 선수를 만나 매우 행복하다”고 밝혔다. 트레비노는 영상을 통해 한국말로 “안녕하세요. 호세 트레비노입니다. 사랑해요”라고 자신을 소개하기도 했다.

MLB ‘신인 투수’ 양현종은 올해 뒤늦게 팀에 합류했지만, 적극적인 자세로 빠르게 팀 내에 녹아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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