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의 적은 오세훈"
더불어민주당은 29일(한국시간)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처가의 내곡동 땅 측량에 직접 참여했다는 의혹을 한껏 부각하며 총공세를 가했다.
당시 측량팀장 증언 등 KBS 의혹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오 후보가 이날 “측량 현장에 제가 있었다 없었다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한 것을 파고들며 사퇴 압박에 총력을 기울였다.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선대위 회의에서 “측량 현장에 간 사실이 없었다고, 내곡동 땅의 존재도 위치도 몰랐다고 얘기했던 분이 오 후보“라며 “해명이 가관이다. 거짓말도 거짓말인데, 비겁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직격했다.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야당의 서울 부산시장 후보가 부동산 의혹과 거짓말 시비에 휘말려 있다. 중대한 흠결“이라며 “엄정하게 심판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정직하게 해명하고 응분의 책임을 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웅래 최고위원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당후보 검증 TF 기자회견에서 “시중에 ‘오세훈의 적은 오세훈‘이라는 말이 돈다“며 “오 후보는 1차 증인 경작자, 2차 증인 측량팀장과 삼자대면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송영길 의원은 오 후보가 한국국토정보공사에 정보공개를 신청한 것을 두고 “변호사답지 않은 내맘대로 증거법칙“이라며 “현장을 직접 목격한 증인의 증언은 모두 직접증거로서 효력이 동일하다. 양심선언이 나오면 사퇴하겠다던 약속을 지킬 때“라고 비판했다.
신동근 최고위원은 “오 후보는 거짓말에 대해 사죄는 못 할망정 KBS를 고발했다. 언론관, 민주주의관이 어떤지를 보여준다“라고 지적했다.
박주민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나중에 ‘내가 오세훈인 것이 중요하냐‘고 하진 않겠지“라고, 김용민 의원은 “지금 선거유세 하는 사람이 처남이 아니고 오세훈 후보가 맞긴 한 거냐“고 비꼬기도 했다.
민주당은 오 후보가 측량 현장에 대해 증언한 경작인을 향해 “처가 땅에 불법 경작을 한 분들“, “그분이 무슨 이야기를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등으로 평가절하한 것도 문제 삼았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충격적인 말이다, 경작인은 사실을 말할 자격이 없나“라며 “중세 시절 봉건영주가 농노에게 ‘농사만 지을 자유밖에 없다‘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시민을 폄훼하고 약자의 기본권을 무시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내곡동 땅 경작인이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선글라스를 끼고 키 큰 사람으로, 한눈에 오세훈 씨구나 하고 알았다“고 증언하며 함께 인근 식당에서 생태찌개를 먹는 등 측량 당시의 구체적 정황을 전한 것도 공세에 불을 지폈다.
박영선 후보 캠프의 강선우 대변인은 “내곡동 선글라스 남이 누구인가. 생태탕을 먹으며 정치 이야기를 했다던 그분이 도대체 누구냐“라며 “오 후보는 혹시 ‘처음부터 사과할 걸 그랬다‘며 후회하고 있나“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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