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하원, 논란 속 국방예산법안 의결…관행 깨버린 공화당 강행에 상원 표결 진통 예상

공화, 군의 '낙태 지원 폐지' 등 반영…상하원 병합 심사 난항 예고
인태, 억지강화예산 6억달러 증액…동맹국 중·러 무기불매 설득 보고 포함

케빈 매카시 연방 하원의장. 사진 케빈 매카시 의원 SNS 캡처.
연방 하원은 14일 2024 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 미국 국방 예산과 정책을 결정하는 국방수권법안(NDAA)을 논란 속 처리했다.

여야 합의라는 오랜 관행을 깨버리고 다수당인 공화당은 논란의 여지가 다분한 군의 낙태 지원 폐지 등 수정안을 다수의 힘으로 통과시켜 향후 상하원 병합 심사 과정에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원은 이날 8천860억달러(약 1천127조원)를 책정한 NDAA를 찬성 219표, 반대 210표로 가결했다. 1961년 이래 국방수권법은 초당적으로 처리돼 왔으나 미 하원에선 이번에 오랜 관행을 저버렸다고 로이터 통신은 지적했다. 민주당과 공화당 각각 4명의 의원이 상대편에 섰을 뿐, 공화당과 민주당 대부분 의원들이 당론에 따라 투표했다.

이날 하원을 통과한 수정안에는 공화당 강경파들이 요구해 온 보수색 짙은 정책이 다수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원정 낙태 시술을 받는 군인에게 비용을 지원하는 국방부 정책이 폐지됐다. 성전환자를 위한 특수 치료나 다양성의 가치를 교육하는 프로그램에 정부 예산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도 반영됐다. 군부대에서 ‘드래그쇼(여장남자쇼)’ 공연도 금지했다.

아울러 동맹국이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무기를 구매하지 않도록 설득하기 위한 방안을 보고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비롯해 중국을 비롯해 북한의 위협 등으로 안보 불안이 가증하고 있는 인도·태평양 지역 억지 강화를 위해 정부 원안에서 6억달러 증액한 97억달러 지원을 명시했다.

앞서 하원 군사위원회를 통과해 지난 6월 30일 하원에 보고된 초안의 ‘한국에 대한 하원의 인식’ 부분에는 주한미군과 관련, “한국에 배치된 미군 약 2만8천500명의 규모를 유지하고 미국의 모든 방어 역량을 활용한 확장억제 공약을 확인”하는 방식 등으로 한미동맹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주미대사관에 따르면 이날 의결된 법안에는 이런 내용이 유지됐으며, 수정 과정에서 한미의 대북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담은 ‘워싱턴선언’에 대한 내용이 추가됐다. 본회의에 보고된 초안에서 “모든 방어 역량을 활용한” 이라는 표현 다음에 “윤석열 대통령의 2023년 4월 26일 국빈 방문 기간 한미 정상이 채택한 워싱턴선언에 강조된 대로 핵 억제 관련 더 심도 있는 공조를 통해”라는 문구가 삽입됐다고 대사관은 전했다. 이는 의회 차원에서도 워싱턴 선언을 지지한다는 의미가 담긴 것이라고 대사관 측은 설명했다.

국방 관련 예산을 결정하는 연례 법안인 NDAA는 상·하원에서 각각 의결한 뒤 병합해서 단일안을 도출한다.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한 상원은 이달 내에 자체 예산안을 처리할 예정이다.국방예산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오는 9월30일 이전에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해야 한다.

CNN은 “NDAA는 60년 넘게 초당적으로 처리돼 왔지만, 이제는 앞날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상하원에서 법안 내용을 놓고 치열한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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