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경기 둔화・고용시장 악화 우려에 금리 0.25%p 인하

올해 두 차례 추가 인하 예고…트럼프 압박에 독립성 시험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자료사진.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미국 경제 둔화 조짐과 고용시장 악화 우려에 17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고 AP가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단행된 금리 인하로, 단기금리는 기존 4.3%에서 약 4.1%로 낮아졌다. 제롬 파월 의장이 이끄는 연준은 올해 들어 금리를 동결하며 인플레이션 추이를 주시했지만, 최근 고용시장이 급격히 식어가면서 정책 기조를 전환했다.

연준은 올해 안에 추가로 두 차례 금리를 더 내리고, 2026년에는 한 차례만 인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월가의 기대치보다는 적은 수준으로, 투자자들은 올해와 내년 합쳐 다섯 차례 이상의 금리 인하를 예상해 왔다.

파월 의장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덜 역동적이고 다소 약해진 고용시장에서 고용에 대한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는 주택담보대출, 자동차 대출, 기업 대출 금리를 낮춰 성장과 고용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결정에는 단 한 명만 반대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명한 스티븐 미란 위원은 더 큰 폭인 0.5%포인트 인하를 주장했지만, 파월 의장은 “큰 폭의 인하를 지지하는 의견은 많지 않았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출신 인사들이 늘어난 연준 내부에서 반대 의견이 더 나올 것으로 전망했으나, 파월이 내부 단합을 이끌어낸 것으로 평가된다.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과 정치적 압박은 연준의 독립성에도 도전이 되고 있다. 최근 고용은 부진하지만 물가는 여전히 높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9% 상승하며 연준 목표치인 2%를 웃돌았다. 일반적으로 고용이 줄면 소비와 물가도 함께 둔화되지만, 현재는 고용 악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이례적 상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준 간부 해임 시도는 독립성 논란을 더욱 키웠다. 그는 리사 쿡 이사를 모기지 사기 의혹으로 해임하려 했으나, 연방항소법원은 절차적 권리 침해를 이유로 이를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쿡은 연준 설립 112년 역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에 의해 해임 위기에 놓였던 사례다.

한편, 미란 위원의 인준은 이번 주 초 상원에서 속전속결로 이뤄졌으며, 그는 곧바로 연준에 합류했다. 트럼프는 “연준이 스스로 판단해야 하지만 나 같은 똑똑한 사람의 말을 들어야 한다”며 금리를 3%포인트 낮추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해외 중앙은행들의 기조와 대비된다. 유럽중앙은행은 최근 금리를 동결했고, 영국 중앙은행도 이번 주 동결이 예상된다. 미국과 달리 유럽은 물가가 안정세에 접어들었고, 경기 타격도 아직 제한적이라는 점이 차이로 꼽힌다.

연준은 고용 둔화와 완고한 인플레이션이라는 이중 과제를 안은 채, 정치적 압력과 경제 현실 사이에서 미묘한 균형을 맞추고 있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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