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초기에 도입한 은행 자본규제 완화를 종료하기로 해 시장금리 상승이 우려된다.
연준은 이달 말로 종료 예정인 보완적 레버리지 비율(SLR) 완화 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19일 밝혔다.
SLR이란 총자산 2천500억달러 이상인 미 대형은행들이 자기자본을 자산의 3% 이상 유지하도록 의무화한 규제다. 전체 금융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최상위 은행들에는 이 비율이 5% 이상으로 올라간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도입된 이 제도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 대유행 직후 금융시장 불안을 더 부채질한 요인으로 지적됐다. 은행과 헤지펀드, 외국 중앙은행들이 이 비율을 맞추기 위해 미 국채와 그밖의 채권을 대량 매도하는 바람에 미 국채 금리가 치솟았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에 연준은 지난해 4월1일부터 1년간 SLR 산정의 기준이 되는 은행 자산에서 미 국채와 지급준비금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완화했다. SLR 산정 계산식의 분모가 줄어든 만큼 대형은행들로서는 3% 또는 5%의 비율을 맞추기 쉬워진 것이다.
은행들은 이러한 규제 완화의 종료를 앞두고 로비스트들을 동원해 완화 조치의 연장을 호소해왔다. 완화 조치를 연장하지 않으면 은행들이 자기자본 비율을 높이기 위해 보유 중인 국채를 투매해 국채 금리 급등 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만약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오르면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비롯한 시장 금리가 따라서 오르고, 은행이 대출을 꺼리는 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고 AP는 전망했다.
그러나 연준 측은 은행들의 자본 상태가 좋기 때문에 예외 조치가 종료되더라도 지급준비율을 맞추기 위해 미 국채를 투매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CNBC방송이 보도했다.
민주당 소속의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셰로드 브라운(오하이오) 상원의원도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등에게 보낸 서한에서 은행들의 연장 요구를 거부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