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도 베이징올림픽 ‘외교 보이콧’…’오커스’ 모두 동참

미국 정보동맹 '파이브 아이즈' 중엔 캐나다만 남아…일본도 검토
미는 '인권 탄압' 적시…한국 "보이콧 현재 검토 안해…참석은 미정"

미국이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외교 보이콧’을 천명하자 미 동맹국이 속속 불참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미국, 영국, 호주의 대중국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가 모두 외교 보이콧을 발표했고, 미국의 정보동맹 ‘파이브 아이즈’ 중에선 뉴질랜드까지 동참하며 캐나다만 남았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8일 의회에서 장관이나 정부 인사가 베이징 올림픽에 참석하지 않아서 “사실상” 외교 보이콧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외교 보이콧이란 올림픽에 선수단을 보내되 관행적으로 해왔던 정부나 정치권 인사로 꾸려진 사절단은 파견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미국이 먼저 중국의 인권 탄압을 이유로 올림픽에 정부 인사를 보내지 않겠다며 지난 6일 외교 보이콧을 선언했고 뉴질랜드가 7일, 호주가 8일 각각 뒤를 따랐다. 아시아에선 일본도 보이콧을 검토 중인 것으로 보도됐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베이징 올림픽에 호주 정부 사절단을 보내지 않는다고 밝혔다. 모리슨 총리는 중국 정부가 신장 위구르 지역 인권 탄압과 호주를 향한 무역 보복 등 호주가 제기한 여러 문제에 응답하려는 시도를 한 적이 없다는 점을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꼽았다. 호주의 핵잠수함 확보 문제를 포함해 여러 분야에서 최근 중국과 ‘충돌’이 이어진 끝에 이런 결정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호주의 최대 수출국일 정도로 양국은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였으나, 호주가 미국 주도 아래 중국 기업 화웨이 제재에 동참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면서 관계가 틀어졌다. 중국은 호주산 석탄과 바닷가재, 와인 등의 수입을 막아 보복했고, 호주는 9월 미국, 영국과 함께 중국의 안보 위협에 대응하는 ‘오커스’ 동맹을 출범하며 맞섰다. 오커스 동맹 출범 소식을 접한 중국은 호주에 연일 비판을 쏟는 등 대치 양상이 이어졌다.

미국은 중국의 인권탄압 문제를 들며 외교 보이콧을 선언했다. 중국 신장 지역에서 중국의 인권 탄압이 이뤄지는데 평시처럼 올림픽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이 백악관의 입장이다. 뉴질랜드도 정부 대표단을 보내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미국이 주목하는 인권 문제보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포함해 여러 가지 안전상 이유에 중점을 둔 조치라고 설명했다.

일본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각료 파견을 보류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산케이신문이 8일 보도했다. 다만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올림픽이나 우리나라(일본)의 외교에서의 의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익의 관점에서 독자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내정자는 7일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대중 정책을 숙고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반면 이탈리아는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의 결정은 2026년 동계 올림픽 개최국이라는 입장 때문으로 보인다. 관행상 차기 올림픽 주최국은 올림픽에 정부 대표단을 파견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베이징올림픽 보이콧을 검토하지 않으나 참석 여부는 미정”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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