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찰스3세 첫 성탄 메시지…여왕과는 다른 스타일

여왕 묻힌 윈저성 예배당서…앤드루·해리 왕자 언급 빠져
자비와 연대 강조…생계비 상승·의료진 헌신 등 사회 이슈 다뤄

영국 찰스 3세 국왕 성탄 메시지.
영국 찰스 3세 국왕이 즉위 후 첫 성탄절 TV 메시지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는 다른 스타일을 드러냈다.

찰스 3세 국왕은 25일 TV로 중계된 녹화 영상에 9월 서거한 어머니 여왕을 향한 경의와 함께 사회적 약자를 향한 연민, 공공 서비스의 중요성, 다양한 신앙 지지 등을 담았다. 그는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봉사와 기부 등 전통적 공동체 가치를 강조하고 의료진과 군인 등 공공 서비스 인력들의 헌신을 높이 평가했다.

국왕의 연설은 형식과 내용에서 모두 차별화됐다. 그는 윈저성 내 여왕이 묻힌 성 조지 예배당에서 서서 녹화하고, 아들 윌리엄 왕세자 부부 등이 봉사활동을 하는 영상을 내보냈다.

생전 여왕은 주로 방 안의 책상 앞에 앉아서 연설하고 주요 가족들의 사진 액자를 세워두곤 했다. 또 여왕이 “올해는 힘든 해였다”는 식으로 신중하게 에둘러서 의견을 밝힌 것과 달리 국왕은 더 직설적이었다.

그는 최근 물가 급등으로 생계비 부담이 급격히 커지는 중에 가족들을 먹여 살리려고 고군분투하는 서민들의 고충과 노숙자 등을 위한 푸드뱅크에 관해 언급했다.

특히 의료 인력의 희생을 치하한 점은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상을 녹화한 지난 13일엔 정부가 간호사 노조와의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하면서 파업 강행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국왕은 또 성공회뿐 아니라 영국 내 5대 주요 종교를 모두 언급하며 다양한 신앙을 인정했다. 이날 국왕 연설에는 미성년자 성폭행 의혹으로 왕실 관련 활동이 금지된 앤드루 왕자와 왕실과 결별한 해리 왕자 부부는 언급되지 않았다. 최근 영국 언론은 버킹엄궁에서 앤드루 왕자의 사무실이 없어졌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왕실 일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샌드링엄 별장에 모여서 함께 성탄 예배를 봤다. 이날은 윌리엄 왕세자의 막내아들인 4세 루이 왕자가 형·누나와 함께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루이 왕자는 여왕의 즉위 70주년 기념행사인 플래티넘 주빌리 때 장난꾸러기 같은 행동으로 웃음을 자아냈지만, 그 외에는 아직 어린 탓에 공식 일정에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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