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권자 SBA 대출 중단에 ‘우려’ 커져…한인 경제 상당한 타격 불가피, 은행권 ‘직격탄’

영주권자 신규 대출 사실상 중단
한인 자영업·사업체 매매 위축될 듯
은행 수익 구조 축소 우려도 나와

영주권자에 대한 SBA 대출이 중단되며 한인 경제 전반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 연방 중소기업청(SBA)의 대출 자격 요건이 시민권자로 사실상 제한되면서 한인 커뮤니티를 포함한 이민자 경제 전반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발표된 미국 중소기업청의 정책 변경에 따라 SBA 대출은 시민권자만 신청이 가능해졌으며, 영주권자는 신규 대출 대상에서 제외됐다. 형식상 시행일은 3월 1일이지만, 대출 심사와 승인, 펀딩까지 수 주가 소요되는 SBA 대출 구조상 사실상 2월 중 승인과 펀딩이 완료되지 않으면 신청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로 인해 이미 은행 현장에서는 발표 하루만에 영주권자의 SBA 대출 신청서가 접수 단계에서부터 검토되지 않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SBA 대출은 정부가 원금의 약 75~80%를 보증해 주는 구조로, 상대적으로 낮은 다운페이와 긴 상환 기간이 가능하다. 비즈니스 매입의 경우 보통 10년, 상업용 건물은 최대 20~30년까지 장기 상환이 가능해 초기 자본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한인 자영업자들에게 핵심 금융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반면 일반 상업용 대출은 35~40%에 달하는 높은 다운페이를 요구하고, 대출 기간도 5~7년으로 짧아 반복적인 재융자가 필요하다.

한 은행 관계자는 “SBA 대출이 막히면 영주권자는 일반 상업용 대출로 갈 수밖에 없는데, 조건 자체가 훨씬 까다로워 실제로는 대출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은행 입장에서도 SBA는 정부 보증 덕분에 리스크 관리가 가능한 상품이었지만, 일반 상업용 대출은 은행이 손실을 전부 떠안아야 해 심사 자체가 보수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정책 변화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마이크로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제공되던 수만 달러 규모의 소액 대출 역시 SBA 프로그램에 포함돼 있어, 시민권자가 아닌 경우 사실상 접근이 불가능해졌다. 리테일 업종 등 한인 영주권자의 비중이 높은 분야일수록 충격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SBA 대출 가운데 영주권자 비율이 공식적으로 발표된 적은 없어 정확한 통계를 산출하기는 어렵다. 다만 미국 전체 자영업자 중 영주권자를 포함한 이민자 비율이 약 23%로 집계된 점을 감안하면, 영주권자의 SBA 대출 비중 역시 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민 커뮤니티의 특성을 고려할 때 한인 커뮤니티의 영주권자 비율은 이보다 더 높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한 은행 관계자는 “SBA 대출 가운데 영주권자 비중이 약 30%에 육박한다”고 밝혀, 한인 사회 역시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영주권자들이 SBA 대출에서 배제될 경우 가장 직접적인 타격은 사업체 매매 시장이다. 기존 사업을 인수하거나 새롭게 창업하려는 영주권자들은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거래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새로 비즈니스를 시작하더라도 높은 자기자본 부담과 짧은 대출 기간을 감수해야 해, 경제 활동 전반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은행권도 SBA의 발표에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사업 계획 전반을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SBA 대출은 이자율이 일반 상업용 대출보다 다소 높아 은행 수익 구조에서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해 왔는데, 신청 건수 자체가 줄어들면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시민권자를 중심으로 한 영업 전략을 강화하거나 대체 상품을 모색하고 있지만, 정부 보증이 없는 대출은 컴플라이언스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한계가 뚜렷하다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단순한 금융 규제 변경이 아니라 이민 커뮤니티의 경제 참여 자체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정책이 장기간 유지될 경우 한인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이 누적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SBA 대출이 축소되면 대상자 자체가 최소 4분의 1 이상 줄어들 수 있고, 이는 곧 지역 상권과 고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인 사회에서는 이번 조치가 향후 완화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지만, 당분간은 신규 신청이 사실상 막힌 상태여서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책이 유지될 경우, 한인 영주권자의 경제 활동 기반은 이전보다 훨씬 좁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영주권자에 대한 SBA대출 중단이 1년 한시적으로 시행된다고는 하나, 지난해 영주권자를 제외한 외국인에 대한 대출을 전면 중단했고 1년 만에 영주권자까지 제외된 상황이어서 내년에 여건이 완화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정치권에서 경제활성화를 위해 다시 비시민권자에게 대출을 허용하는 입법을 하거나 대체 프로그램을 마련해 줘야 하는데 이 마저도 가능성이 높지는 않은 것 같다”며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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