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같은 밤이면’ 90년대 인기 가수 박정운 별세

간경화·당뇨 투병 중 박준하와 신보 준비…후배 참여 유작으로 나올 듯

가수 박정운 생전 모습. 자료사진.
‘오늘 같은 밤이면’ 등의 히트곡을 배출하며 1990년대 초반 인기를 끈 가수 박정운이 57세를 일기로 지난 17일 오후(한국시간) 지병으로 별세했다. 18일 동료 가수 박준하 등에 따르면 1965년생인 고인은 간경화와 당뇨로 인한 몸 상태가 악화해 간 수술을 위해 입원 중이던 서울아산병원에서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세상을 떴다.

박정운은 1989년 1집 ‘후, 미?'(Who, Me?)로 데뷔해 1990년 오석준·장필순과 함께 발표한 앨범 수록곡 ‘내일이 찾아오면’이 인기를 끌면서 가요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어 1992년 발표한 ‘오늘 같은 밤이면’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1990년대 초반을 대표하는 인기 가수로 등극했다. 이후로도 ‘먼 훗날에'(1992), ‘그대만을 위한 사랑'(1993) 등의 히트곡을 냈다.

박정운은 2017년 가상화폐 사기 사건에 연루돼 수사를 받고, 이듬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고인은 당시 이에 대해 동료들에게 억울함을 표하며 스트레스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박정운은 2020년 30년 넘게 알고 지내던 박준하와 함께 새 앨범을 내려 음악 작업을 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이상하게 여겨 병원을 찾는 과정에서 간경화와 당뇨 진단을 받았다.

박정운은 과거 자신이 녹음한 미발표 데모곡을 박준하에게 들려주며 “과거 젊었을 때 내던 이 같은 맑은 목소리가 그립다”며 재활에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고인은 이후 병원 치료를 받으며 목소리를 내고자 밤낮으로 연습에 매진하고 공기가 좋다는 산까지 찾아 소리를 가다듬었지만, 병세 탓에 큰 효과는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준하는 이에 후배 가수들을 섭외해 컬래버레이션(협업) 방식으로 박정운과의 신보를 준비 중이었다. 박준하는 “이달 초 추석 연휴 직전만 해도 새 앨범 이야기를 나눴다”며 “갑자기 병세가 악화해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는데, 결국 일어나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면서 “장례를 치른 뒤 박정운의 생전 목소리를 최대한 복원해 신곡을 발표하고, 후배 가수들도 노래를 녹음하는 등 두 갈래로 유작 앨범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족으로는 아내와 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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