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LA카운티 휩쓴 퍼시픽 팰리세이즈 대형 산불, 우버 운전자 방화로 밝혀져

초기 대응 실패·통신 혼선 겹쳐 인명 피해 커져
용의자 린더크네히트, 플로리다서 체포돼 기소

퍼시픽 팰리세이즈 산불 방화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 조너선 린더크네히트. 사진=미 연방검찰청 제공
올해 초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를 휩쓴 퍼시픽 팰리세이즈 화재가 한 우버 운전자의 방화로 시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연방 수사당국은 플로리다에 거주하던 조너선 린더크네히트가 새해 첫날 인근 언덕에서 불을 지핀 뒤 현장을 떠났으며, 이 불씨가 지하에 남아 있다가 일주일 뒤 다시 살아나 초대형 화재로 번졌다고 8일 밝혔다.

이번 화재는 로스앤젤레스 부촌으로 꼽히는 퍼시픽 팰리세이즈와 말리부 언덕 일대를 잿더미로 만들며 12명이 숨지고 1만7천여 채의 건물과 주택을 태웠다. 같은 날 알타데나 지역에서도 ‘이튼 화재’가 발생해 19명이 사망하는 등 두 건의 화재로 인한 총 사망자는 30명이 넘었다.

로스앤젤레스 소방국은 수요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초기 36시간 동안 인력과 장비 부족, 의사소통 혼선이 심각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강풍 경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충분한 자원을 배치하지 못해 초기 대응이 늦어졌다고 밝혔다.

플로리다에서 체포된 린더크네히트는 이날 올랜도 연방법원에 출석해 ‘방화에 의한 재산 파괴’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반바지와 티셔츠 차림으로 발목에 족쇄를 찬 채 “정신적 문제나 약물 영향은 없다”고 진술했다. 법원은 오는 10월 17일 보석 및 신병 인도 심리를 열기로 했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그는 우버 운전 중 손님을 내려준 뒤 언덕길로 올라가 라이터로 주변 식생에 불을 붙였으며, 그 장면을 아이폰으로 촬영하고 불길이 번지자 다시 현장으로 돌아와 불타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후 그는 여러 차례 911에 신고전화를 걸었고, 인공지능 ‘챗GPT’에 “담배불로 산불이 날 수 있느냐”고 묻는 등 자신을 무고한 사람으로 보이려는 정황도 포착됐다.

연방 검찰은 그가 1월 1일 지핀 불씨가 6일 후 퍼시픽 팰리세이즈 대형 화재로 번졌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변호사들은 “시간 차가 큰 만큼 동일 화재로 보기 어렵다”는 방어 논리를 펼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편, 같은 날 발생한 알타데나 지역의 ‘이튼 화재’는 아직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감독위원회가 의뢰한 외부 평가 보고서는 지난 9월 “구식 경보 시스템, 일관성 없는 대응 매뉴얼, 통신 취약성 등이 대피 경보 지연과 피해 확산을 불렀다”고 지적했다.

두 화재로 인해 주택가와 학교, 교회, 상가가 초토화된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복구가 시작됐지만 피해 규모가 워낙 커 완전한 재건에는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특히 보험이 있어도 보상 한도에 막혀 집을 다시 짓지 못하는 주민이 속출하고 있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저작권자 © SF Bay News Lab,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광고문의 ad@baynewslab.com

Related Posts

의견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