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장관 후보 박진, 광우병 사태 때 미국 당국자에 “한국에 너무 많은 민주주의”

위키리크스 미국대사관 전문에 국방부 동아태 차관보와 대화 기록
미국산 소고기 반대 시위 거론하며 "민주주의 너무 빠른 속도 진행"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한미정책협의대표단 단장인 국민의힘 박진 의원이 4월 11일(한국시간)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로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008년 미국 정부 당국자와 대화에서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시위와 관련해 한국의 민주주의가 과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전문에 기록됐다.

위키리크스가 2011년에 공개한 2008년 6월 26일자 주한미국대사관 비밀 전문에는 제임스 신 미국 국방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6월 18일 박진 한나라당 의원과 만찬에서 나눈 대화가 담겼다. 전문에는 박 의원이 당시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시위에 대해 “한국 민주주의에 매우 심각한 도전”이라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박 의원은 “민주주의 운동이 너무 빠른 속도로 진행됐으며 이제 사람들은 대규모 시위가 정부와 소통하는 적절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너무 많은 민주주의(too much democracy)를 가졌다”고 추측한 것으로도 기록됐다. 또 사용자들이 다음 아고라와 아프리카 등을 통해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소문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이런 현상을 “기술을 활용한 도심 게릴라의 시민 불복종”으로 묘사했다.

위키리크스의 다른 외교전문을 보면 미국 측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 전후로 박 의원을 여러 차례 접촉했다. 2007년 12월 14일 작성된 전문에서 주한미국대사관은 외교장관이 되고자 하는 박 의원의 야심을 거론하면서 “누구도 그가 재능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으며 그가 외교정책을 이해한다는 점은 명확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그의 자격에도 불구하고 그의 노골적인 야심은 지금까지 이명박 캠프에서 높은 자리에 오르지 못하게 했으며 다음 행정부에서도 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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