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선대위 윤곽…’실세’ 총괄본부장 없애고 권한 분산

조직은 '수평'·인선은 '탕평' 방점…중진 고루 기용
윤석열 후보 "김종인 경륜과 의견 존중"

외신기자클럽 간담회 참석하는 윤석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선대위에서 ‘실세’ 총괄선대본부장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총사령탑격인 총괄선대위원장을 ‘원톱’으로 내세우되 그 밑에 힘이 집중되는 야전 사령탑 역할의 총괄선대본부장을 두는 대신 분야별 총괄본부로 권한을 분산하기로 하면서다.

핵심 관계자는 14일(한국시간) “선대위 조직도 초안이 80%가량 완성됐다”며 “핵심은 모든 실무를 관할하며 ‘북 치고 장구 치는’ 총괄선대본부장을 없애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윤 후보 경선 캠프에서 권성동 의원이 종합지원본부장을 맡아 실무를 총괄한 것처럼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1인’을 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중진급 인사들을 예우하기 위한 상임선대위원장과 공동선대위원장 자리도 최소화할 전망이다. 대신 총괄선대위원장 아래 정책, 조직, 직능, 홍보 등 4〜5개 분야별 총괄본부를 ‘수평적’으로 병렬 배치해 중진들에게 본부장을 맡기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준석 대표가 요구해온 ‘실무형’ 선대위 모델과도 부합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선결 조건’과도 맞아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유력시되는 김 전 위원장으로선 분야별 총괄본부를 직통으로 지휘할 수 있게 된다. 결국 윤 후보 측 입장에선 이 대표와 김 전 위원장의 요구를 두루 충족시키는 ‘묘수’를 낸 셈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김종인(오른쪽) 전 비상대책위원장.
윤 후보는 이날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젊은 피도 중요하고 김 전 위원장처럼 경륜 있는 원로의 생각이나 경험도 중요하다”며 “어떤 한 사람 의견이 아니라 모든 것을 종합해 가장 합당한 형태를 만들어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허수아비 노릇을 할 수는 없다’는 김 전 위원장 언급에 대해 “어떻게 허수아비가 되겠나”라며 “그 분의 경륜과 의견을 존중해 (선대위 운영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직도에 대해 아는 바 없다”며 “선대위 구성은 저와 전혀 합의된 바 없다”며 말을 아꼈다.

후보 비서실장을 맡은 권성동 의원은 당 원로와 중진의 의견을 취합해 도출한 초안을 윤 후보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대위 조직도가 완성되면 개별 보직 인선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조직도에서는 수평적 구조에 방점을 찍었다면, 구체적인 인선 단계에선 ‘탕평’에 공을 들일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윤 후보 경선캠프의 핵심 참모뿐 아니라 다른 예비후보를 도왔거나 경선을 관망하던 당 안팎 인사들을 폭넓게 중용해 ‘더 큰 선대위’를 출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총괄본부장급 후보군으로는 주호영 권영세 윤상현 김태호 의원과 나경원 김용태 임태희 정태근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르면 이번 주 중 후보가 김 전 위원장을 만나 선대위 조직도를 공유하고, 개별 인선을 의논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윤 후보는 일단 오는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 호텔에서 열리는 김 전 위원장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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