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설치미술가 크리스토 자바체프(1935〜2020)가 눈을 감을 때까지 작업했던 ‘포장된 개선문’이 1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대중을 만났다.
2009년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 잔 클로드와 함께 간직해온 원대한 꿈이 크리스토의 조카 블라디미르 자바체프의 도움으로 60년만에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1985년 파리 퐁네프 다리, 1995년 독일 베를린 국회의사당 등을 포장하며 세상을 놀라게 한 크리스토는 지난해 5월 31일 미국 뉴욕에서 84세를 일기로 영면에 들었다.
이날 오전부터 교통 통제가 이뤄진 샹젤리제 거리는 은청빛이 도는 2만5천㎡ 크기의 천으로 뒤덮이고 3천m 길이의 빨간색 밧줄로 묶인 개선문을 보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파리시민들과 관광객들은 태어나서 단 한 번 적도 없는 광경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개선문을 뒤덮은 천을 직접 만져볼 수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