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감독, WBC출사표 “그라운드 전사가 되겠다”

팬에게 보내는 편지서 "최선을 다해 희망과 감동 선사하겠다"

3일 오후(한국시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2023 WBC 한국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며 열린 '2023 WBC 붐업 서포터즈' 발대식에서 이강철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허구연 KBO 총재 등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일본에서 열리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 출정을 앞두고 이강철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이 팬들에게 비장한 각오를 담은 출사표를 올렸다.

이 감독은 3일(한국시간) KBO 사무국을 통해 발표한 출사표에서 “국가대표라는 무게, 국가대표팀이라는 명예와 자긍심, 국가대표팀 선수라는 영광, 국가대표팀 감독이라는 무한한 책임을 새삼 절감한다”며 벅차오르는 심경을 밝혔다.

이어 “지난달 미국에서의 첫 소집 훈련 이후, 저희 팀은 정신적, 육체적, 기술적으로 담금질했고, 팀워크를 다졌으며 스스로를 평가하고 상대 팀을 분석했다”며 “승리의 영예를 국민 여러분과 함께 나눌 수 있을지에 고민하고 준비했다”고 지난 2주간의 대표팀 소집 훈련을 돌아봤다.
3일 오후(한국시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 대표팀의 이강철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이 감독은 “국가대표의 유니폼이 갖는 엄중한 사명 의식은 저를 포함한 모든 선수, 코치진들을 하나로 뭉치게 해 이런 일치감으로 그간의 염려를 넘어서서 최고의 팀이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보여준 우리 국가대표 축구팀의 투지와 선전이 저희에게도 힘이 된다”면서 “우리 국가대표 축구팀 그리고 리오넬 메시의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의 열정과 승부는 저희에게 다시 한번 태극마크의 의미를 되새겨준다. 잊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 감독은 “우리의 유니폼에는 승리의 경험이 새겨져 있다. 우리에게는 올림픽 금메달, WBC 준우승이라는 자랑스러운 경험이 있고, 어떠한 경우에도 함께해 주시는 국민 여러분이 계신다”며 “국민 여러분께 다짐합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희망과 감동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라운드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전사가 되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이강철 감독이 2일 오후(한국시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팀 훈련이 끝난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이 국제 대회를 앞두고 솔직담백한 심경을 담은 출사표를 서면으로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대회 대표팀에 거는 야구팬들의 기대와 바람을 잊지 않고 4강에 반드시 올라 한국 야구 부활의 신호탄을 쏘겠다는 다짐을 선수단을 대표해 이 감독이 약속한 것으로 보인다.

WBC 야구대표팀은 훈련 일정에 쫓기느라 팬들 앞에서 평가전을 못 치르고 또 격려 넘치는 환송도 받지 못한 채 4일 결전지 일본으로 떠난다. 이 감독과 KBO 사무국은 이런 사정을 고려해 팬들에게 띄우는 편지 형식의 출사표로 출정에 나선 결의와 선전을 다짐하고 한국 야구를 지탱해 온 팬들의 뜨거운 열정에 지지와 성원을 요청했다.

2023 WBC 국가대표팀 감독 이강철입니다.

국가대표라는 무게, 국가대표팀이라는 명예와 자긍심, 국가대표팀 선수라는 영광, 국가대표팀 감독이라는 무한한 책임을 새삼 절감합니다.

저희들은 곧 격전의 현장으로, 국민 여러분들의 성원을 뒤로하고 떠나갑니다. 국가대표팀으로서의 명예 못지않게 승패가 갖는 무거운 책임 의식 또한 함께 가져갑니다.

지난달 미국에서의 첫 소집 훈련 이후, 저희 팀은 정신적, 육체적, 기술적으로 담금질했습니다. 팀워크를 다졌습니다. 스스로를 평가하고 상대 팀을 분석했습니다.

저희 팀 스스로,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무엇이 부족한지, 어떻게 하면 하나 될 수 있는지. 그리하여 승리의 영예를 국민 여러분과 함께 나눌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였습니다. 준비하였습니다.

물론 저희들과 맞붙을 다른 팀들도 한 나라의 국가대표팀입니다. 20개국 모두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입니다. 하지만 저희들은 그 이상이 되도록, 특별한 두려움이 되도록 땀과 노력을 경주하였습니다.

국가대표의 유니폼이 갖는 엄중한 사명 의식은 저를 포함한 모든 선수들, 코칭 스태프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였습니다. 저희들은 이런 일치감으로 그간의 염려를 넘어서서 최고의 팀이 될 것입니다.

특별히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보여준 우리 국가대표 축구팀의 투지와 선전은 저희들에게도 힘이 됩니다. 우리 국가대표 축구팀 그리고 리오넬 메시의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의 열정과 승부는 저희들에게 다시 한번 태극 마크의 의미를 되새겨줍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고대 로마 시대 때 카이사르의 군대가 당시 엄청난 전투력을 보유한 게르만족과의 전투를 앞두고 있을 때입니다.

잠시 주저하고 있던 병사들에게 카이사르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의 선조들은 이미 이들과 싸워서 이긴 적이 있다. 뭐가 두려운가.” 결국 로마의 승리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유니폼에는 승리의 경험이 새겨져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올림픽 금메달, WBC 준우승이라는 자랑스러운 경험이 있습니다. 그리고 어떠한 경우에도 함께해 주시는 국민 여러분이 계십니다.

그간 한국 야구와 야구 국가대표팀에 보내주신 지지와 응원에 감사드립니다. 한국 야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저희들의 노력이 아닌 온전히 국민 여러분들의 응원과 열정이었다는 사실을 저희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짐합니다. 국민 여러분께 다짐합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희망과 감동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라운드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전사가 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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