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실상 묵인' 속 숙적 이란 핵시설·군수뇌 대공습

이스라엘이 숙적 이란을 사상 최대로 폭격하면서 양국간 전면전 가능성이 급격히 커졌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핵시설과 군수뇌부를 공격,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규정하고 강력한 보복을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사실상 묵인’ 속에 이스라엘이 가장 강력한 적성국 이란을 전격 공격함으로써 1948년 이스라엘 건국과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형성된 중동의 역학 구도를 변경하는 결정적 순간을 맞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양측의 충돌이 격화해 전면전으로 치닫는다면 지구촌은 우크라이나 전쟁, 가자지구 전쟁에 이어 3개의 큰 전쟁을 동시에 겪게 될 수도 있다.
◇ 이란에 정면대결 선언한 이스라엘…핵시설, 군수뇌부 표적 공습
이스라엘은 13일(현지시간) 새벽 이란 내 표적 100여곳을 선제타격했다. 이스라엘 발표와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새벽 3시께부터 전투기 200여기를 동원해 이란 중부 나탄즈 핵시설과 군 고위직 은신처와 주거지, 탄도미사일 생산기지 등에 폭탄 330발 이상을 퍼부었다.
핵 프로그램을 주도하는 핵 과학자들도 최소 6명 살해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자국 내 핵시설에 대한 공격을 뚜렷한 ‘레드라인'(위반할 경우 대가를 반드시 묻겠다는 기준)으로 삼아온 만큼 이스라엘은 정면대결을 선언한 셈이다.
그간 미국 정부는 네타냐후 정권의 이란 내 핵시설 공격안을 전면전 우려 때문에 줄곧 만류해왔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역내 군사 전략을 주도하는 군 수뇌부에게까지 표적 공습을 가해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 호세인 살라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 등 이란 군부 ‘투톱’이 모두 목숨을 잃었다.
이란 신정체제의 구심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살아있다는 긴급 보도가 국영매체에서 나올 정도도 이스라엘의 공습은 강력했다.
◇ 트럼프의 사실상 묵인…이스라엘, 힘의 우위 확인 시도
이스라엘의 전격적 이란 대공습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실상 묵인 또는 방관도 한몫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잔혹행위를 비롯한 역내 전쟁에 조 바이든 전 정권보다 훨씬 포용적인 태도를 보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핵협상에서 이스라엘의 침공 가능성을 지렛대로 삼았다. 이스라엘의 폭격을 만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를 입 밖에 내는 방식으로 이란을 압박하곤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런 미국의 기류를 놓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전쟁을 계기로 하마스와 레바논 헤즈볼라를 차례로 와해했고 이란의 맹방 시리아 역시 ‘때마침’ 친서방 반군으로 정권이 교체됐다. 이란의 대리군 역할을 했던 ‘저항의 축’은 급격히 약화했다.
이스라엘은 국경에서 수십년간 안보를 위협했던 이들 저항의 축을 차례로 꺾은 뒤 이들의 ‘본진’인 이란을 노린 셈이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위시한 수니 아랍권은 2020년 아브라함 협정으로 어느정도 적대가 희석됐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중동에서 마지막 남은 적성국 이란과 힘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인한다면 중동 ‘최강국’으로 올라설 수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전쟁을 외부로 확대해 1948년 건국 이후 형성된 종교적 분쟁과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빚어진 이슬람권과의 안보 불안,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에서 시작된 이란과 대결 구도를 군사력 우위로 종식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란의 방어체계가 작년 10월 이스라엘의 공습에 크게 약화한 까닭에 현시점을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호기로 여겼을 수 있다.
이번 공습에서 이스라엘은 군사력뿐 아니라 고위인사의 실시간 위치를 파악하는 수준의 가공할 정보력까지 과시했다. 헤즈볼라를 상대로 한 ‘삐삐 테러’에 이어 이란 공습을 본 주변 중동국가들은 미국도 말릴 수 없는 이스라엘과 적대적 경쟁에 섣불리 나서긴 어렵게 됐다.
공격의 명분은 이란의 핵무기 획득 의혹이었다. 2018년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파기 이후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가속해 농축도 60%를 달성했다. 올해 다시 들어선 트럼프 정부는 4월부터 핵협상을 시작했지만 이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핵무기 획득 의도로 봤고 협상은 교착됐다.
공교롭게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는 전날 이란이 핵사찰·검증 의무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20년만에 결의했다.
◇ 이란 강력한 응징 선언…보복 수단은 의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성명에서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은 더럽고 피비린내 나는 손을 뻗어 사랑하는 우리 조국의 주거지역을 공격했다”며 “가혹한 응징을 당해야 한다”고 반격을 예고했다.
이슬람의 형벌 원칙인 키사스(눈에는 눈, 이에는 이) 원칙에 따라 같은 수준으로 이스라엘에 보복해야 하지만 방법은 마땅치 않다. 적절하게 보복하지 못한다면 이란 지도부는 자국 내 지지층뿐만 아니라 역내 추종세력의 신뢰를 잃을 궁지에 몰릴 수 있다.
이란의 군사력은 오랜 서방의 제재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난, 2023년 10월 시작된 가자전쟁 등으로 현격히 약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란은 작년 4월 14일과 10월 1일 두 차례에 걸쳐 이스라엘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강행했다가 번번이 보복당한 적이 있다. 특히 두 번째 보복에서 이란은 탄도 미사일 시설, 방공망 등 핵심 군사 인프라에 심대한 손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대규모 미사일, 드론(무인기) 공습을 첫 선택지로 예상한다. 이날 피격 직후 이스라엘을 향해 드론 100여대를 발사했으나 별다른 실효를 거두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 두 차례 맞대결에서 입증됐듯 드론, 미사일 등을 동원한 공세는 이스라엘 방공망을 무력화하기에는 불충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사실상 묵인’ 속에 이스라엘이 가장 강력한 적성국 이란을 전격 공격함으로써 1948년 이스라엘 건국과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형성된 중동의 역학 구도를 변경하는 결정적 순간을 맞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양측의 충돌이 격화해 전면전으로 치닫는다면 지구촌은 우크라이나 전쟁, 가자지구 전쟁에 이어 3개의 큰 전쟁을 동시에 겪게 될 수도 있다.
◇ 이란에 정면대결 선언한 이스라엘…핵시설, 군수뇌부 표적 공습
이스라엘은 13일(현지시간) 새벽 이란 내 표적 100여곳을 선제타격했다. 이스라엘 발표와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새벽 3시께부터 전투기 200여기를 동원해 이란 중부 나탄즈 핵시설과 군 고위직 은신처와 주거지, 탄도미사일 생산기지 등에 폭탄 330발 이상을 퍼부었다.
핵 프로그램을 주도하는 핵 과학자들도 최소 6명 살해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자국 내 핵시설에 대한 공격을 뚜렷한 ‘레드라인'(위반할 경우 대가를 반드시 묻겠다는 기준)으로 삼아온 만큼 이스라엘은 정면대결을 선언한 셈이다.
그간 미국 정부는 네타냐후 정권의 이란 내 핵시설 공격안을 전면전 우려 때문에 줄곧 만류해왔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역내 군사 전략을 주도하는 군 수뇌부에게까지 표적 공습을 가해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 호세인 살라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 등 이란 군부 ‘투톱’이 모두 목숨을 잃었다.
이란 신정체제의 구심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살아있다는 긴급 보도가 국영매체에서 나올 정도도 이스라엘의 공습은 강력했다.
◇ 트럼프의 사실상 묵인…이스라엘, 힘의 우위 확인 시도
이스라엘의 전격적 이란 대공습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실상 묵인 또는 방관도 한몫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잔혹행위를 비롯한 역내 전쟁에 조 바이든 전 정권보다 훨씬 포용적인 태도를 보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핵협상에서 이스라엘의 침공 가능성을 지렛대로 삼았다. 이스라엘의 폭격을 만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를 입 밖에 내는 방식으로 이란을 압박하곤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런 미국의 기류를 놓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전쟁을 계기로 하마스와 레바논 헤즈볼라를 차례로 와해했고 이란의 맹방 시리아 역시 ‘때마침’ 친서방 반군으로 정권이 교체됐다. 이란의 대리군 역할을 했던 ‘저항의 축’은 급격히 약화했다.
이스라엘은 국경에서 수십년간 안보를 위협했던 이들 저항의 축을 차례로 꺾은 뒤 이들의 ‘본진’인 이란을 노린 셈이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위시한 수니 아랍권은 2020년 아브라함 협정으로 어느정도 적대가 희석됐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중동에서 마지막 남은 적성국 이란과 힘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인한다면 중동 ‘최강국’으로 올라설 수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전쟁을 외부로 확대해 1948년 건국 이후 형성된 종교적 분쟁과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빚어진 이슬람권과의 안보 불안,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에서 시작된 이란과 대결 구도를 군사력 우위로 종식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란의 방어체계가 작년 10월 이스라엘의 공습에 크게 약화한 까닭에 현시점을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호기로 여겼을 수 있다.
이번 공습에서 이스라엘은 군사력뿐 아니라 고위인사의 실시간 위치를 파악하는 수준의 가공할 정보력까지 과시했다. 헤즈볼라를 상대로 한 ‘삐삐 테러’에 이어 이란 공습을 본 주변 중동국가들은 미국도 말릴 수 없는 이스라엘과 적대적 경쟁에 섣불리 나서긴 어렵게 됐다.
공격의 명분은 이란의 핵무기 획득 의혹이었다. 2018년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파기 이후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가속해 농축도 60%를 달성했다. 올해 다시 들어선 트럼프 정부는 4월부터 핵협상을 시작했지만 이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핵무기 획득 의도로 봤고 협상은 교착됐다.
공교롭게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는 전날 이란이 핵사찰·검증 의무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20년만에 결의했다.
◇ 이란 강력한 응징 선언…보복 수단은 의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성명에서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은 더럽고 피비린내 나는 손을 뻗어 사랑하는 우리 조국의 주거지역을 공격했다”며 “가혹한 응징을 당해야 한다”고 반격을 예고했다.
이슬람의 형벌 원칙인 키사스(눈에는 눈, 이에는 이) 원칙에 따라 같은 수준으로 이스라엘에 보복해야 하지만 방법은 마땅치 않다. 적절하게 보복하지 못한다면 이란 지도부는 자국 내 지지층뿐만 아니라 역내 추종세력의 신뢰를 잃을 궁지에 몰릴 수 있다.
이란의 군사력은 오랜 서방의 제재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난, 2023년 10월 시작된 가자전쟁 등으로 현격히 약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란은 작년 4월 14일과 10월 1일 두 차례에 걸쳐 이스라엘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강행했다가 번번이 보복당한 적이 있다. 특히 두 번째 보복에서 이란은 탄도 미사일 시설, 방공망 등 핵심 군사 인프라에 심대한 손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대규모 미사일, 드론(무인기) 공습을 첫 선택지로 예상한다. 이날 피격 직후 이스라엘을 향해 드론 100여대를 발사했으나 별다른 실효를 거두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 두 차례 맞대결에서 입증됐듯 드론, 미사일 등을 동원한 공세는 이스라엘 방공망을 무력화하기에는 불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