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6일 국가인권위원회를 방문해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로 회부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위안부 문제 ICJ 회부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 대표를 맡고 있는 이 할머니는 이날 최영애 인권위원장과 면담 전 취재진과 만나 “명예와 인권을 회복하기 위해서 마지막으로 국제사법재판소까지 가서 이걸 밝히자 하는 것 때문에 오늘 여기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도 재판을 받고 일본에도 해봤고 한국에서도 하고, 이제는 할 거 다 했다“며 ICJ 회부가 위안부 문제 해결의 마지막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식민지 무법천지일 때 일본이 칼 들고 와서 마구 가져가고 하면서 뺏어가면서 어린 여자아이였던 나를 끌고 갔다“며 “일본은 무법천지일 때 하는 행동을 지금도 그대로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면담에 동석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 위원장은 이 할머니에게 “임기가 얼마 안 남았지만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노력하겠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확답할 수 없지만, 절차를 따라서 검토해보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추진위 구성원인 김현정 ‘배상과 교육을 위한 위안부행동(CARE)’ 대표는 “(이 할머니 제안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면담을 마치고 나온 이 할머니는 기자들과 만나 “할 만큼 다 했는데 더 이상 다른 대안이 없다“며 ICJ 판단을 통한 위안부 문제 해결을 다시금 강조했다.
앞서 이 할머니는 이달 초 최 위원장에게 공개 영상메시지를 보내 면담을 요청했다. 그는 일본 정부와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의 역사 왜곡에 단호하게 대처할 것과 ICJ 회부 제안 지지, 일본을 상대로 자신과 다른 피해자들이 진행 중인 국내 소송에서 일본의 법적 책임을 확인하는 의견서 제출 등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