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숨진 채 발견돼…극단 선택 추정

경찰, 경위 등에 대한 수사 나서
유서 발견됐으나 내용은 미공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이 숨진 채 발견된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의 자택 앞에서 10일 오전(한국시간) 취재진이 취재를 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경위 등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9일(한국시간) 경기 성남수정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45분께 경기도지사 전 비서실장 전모 씨가 성남시 수정구 자택에서 숨져 있는 것을 아내가 발견해 신고했다. 당초 전씨 아내가 “현관문이 잠긴 채 열리지 않는다”고 119에 신고했고, 구급대원들이 문을 강제 개방한 뒤 숨져 있는 전씨를 발견해 경찰에 인계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현장 정황 증거 등을 토대로 일단 전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수사 중이다. 사건 현장에서는 전씨가 남긴 유서가 발견됐다. 다만 유서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전씨는 이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비서실장과 수정구청장 등을 지냈고, 이 대표가 도지사에 당선된 뒤 인수위원회 비서실장을 거쳐 2018년 7월 이 지사의 초대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이어 경기주택도시공사(GH) 경영기획본부장을 자리를 옮겼다가 이헌욱 전 GH 사장의 사퇴로 2021년 11월 이후 사장 직무대행을 맡기도 했다. 이 전 사장은 이 대표의 자택 옆집 ‘GH 합숙소 의혹’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전씨는 지난해 12월 말 퇴직한 이후 별다른 대외 활동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의 경우 GH 합숙소 임차와는 관련성이 없어 경찰 조사를 받은 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전씨는 언론에 노출된 적이 많지 않았으나, 지난 1월 31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공판에서 이름이 거론된 바 있다.

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쌍방울 전 비서실장 A씨는 “2019년 5월 경기도지사 비서실장(전씨)이 김성태 회장 모친상에 조문을 왔다”고 증언했다. 전씨가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라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검찰이 이 대표 관련 혐의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는 만큼, 성남시장 시절부터 측근으로서 여러 행보를 함께 한 전씨 역시 관련 수사망을 벗어나 있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경기지사 시절부터 이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혐의로 각각 구속기소돼 있기도 하다.

경찰은 전씨의 유족으로부터 “(전씨가) 지난해 11월 ‘성남FC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는 진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현장 조사 중이어서 자세한 내용은 말해줄 수 없다”며 “전씨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할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 주변 인물이 사망한 사례는 이번이 5번째다. 2021년 12월 10일에는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뒷돈을 챙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이 극단 선택을 해 숨졌다.

같은 달 21일에는 대장동 개발의 실무 책임을 맡았던 김문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1처장이 마찬가지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지난해 1월 12일에는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처음 제보한 시민단체 대표가 서울의 한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같은 해 7월 26일에는 이 대표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의 핵심 인물 배모 씨의 지인인 40대가 극단 선택으로 숨졌다.


Bay News Lab / 저작권자 (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 Posts

의견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