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방일, 다카이치 총리와 정상회담…한일 셔틀외교 정착 확인

정상회담·환담·만찬까지 이어진
경제·사회·문화 전방위 협력 논의
과거사 인도주의 협력과 미래 공조 강화

일본을 방문 다카이치 총리와 만난 이재명 대통령. 사진=청와대.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이틀에 걸쳐 정상회담과 문화·친교 일정을 소화하며 한일 셔틀외교의 정착과 관계 심화를 재확인했다. 양 정상은 경제·사회·문화 전반의 실질 협력 확대는 물론 과거사 현안에 대해서도 인도주의적 접근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1월 13일 오후 2시(현지시간)부터 약 100분간 다카이치 총리와 소규모 단독 회담과 확대 회담을 진행했다. 회담 이후에도 추가 환담과 만찬까지 이어지며 일정은 밤까지 계속됐다. 다음 날인 14일 오전에는 일본 나라현에 위치한 호류지를 함께 방문하며 정상 간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이번 회담은 지난해 10월 다카이치 총리의 방한과 11월 G20 정상회의 계기 회동에 이은 세 번째 만남이다. 특히 지난해 8월 이 대통령의 방일 이후 재개된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가 짧은 기간 안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먼저 도착해 양 정상의 숙소 앞에서 직접 이 대통령을 영접하며 각별한 환대를 보였다. 단독 회담에서 양 정상은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한일관계가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평가하고,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다.

이어 열린 확대 회담에서는 경제, 사회, 문화, 인적 교류 등 민생과 직결된 분야의 협력 확대 방안이 폭넓게 논의됐다. 양측은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도 솔직한 의견을 교환하며 공통점을 찾기 위한 진지한 논의를 이어갔다.

회담 후에는 이례적으로 별도의 추가 환담이 약 20여 분간 진행됐다. 이는 정상 간 유대를 더욱 깊이 하고자 하는 일본 측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단독·확대 회담에 이은 별도 환담은 매우 드문 사례로 평가된다. 이날 일정 중에는 양 정상이 K-팝 음악에 맞춰 드럼 합주를 하는 특별한 자리도 마련됐다. 일본 측은 연주에 맞는 복장을 준비하고 전속 사진사까지 배석시키는 등 파격적인 환대를 보였다.

저녁 만찬은 약 105분간 이어졌으며, 양국 정상 내외와 공식 수행원들이 참석해 편안하고 친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일본 측은 나라 지역의 식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를 준비해 지역색을 살렸다.

다음 날 오전에는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나라현에서 호류지 시찰이 이어졌다. 호류지는 일본 최초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고대 한반도와 일본 간 1,500여 년에 걸친 교류의 역사를 상징하는 장소다. 양 정상은 금당과 오층목탑, 백제관음상 등을 둘러보며 양국 문화 교류의 흔적을 확인했다. 특히 일반에 공개되지 않는 수장고를 개방해 화재로 훼손된 금당벽화 원본을 공개한 것은 이 대통령의 첫 나라 방문을 기념한 일본 측의 최고 수준 환대로 평가된다.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로는 먼저 경주와 나라라는 양국의 고도에서 연쇄 회담을 개최하며 과거의 교류를 되새기고 미래 협력의 방향을 모색했다는 점이 꼽힌다. 지방 도시를 오가며 회담을 연 것은 양국이 공통으로 직면한 지방 소멸과 균형 발전 문제를 함께 고민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양 정상은 경제안보, 과학기술, 공동 규범 주도 등 교역 중심을 넘어서는 포괄적 협력의 제도적 틀을 마련하기로 했다. 인공지능과 지식재산권 보호 분야에서도 실무 협의를 이어가고, 저출생·고령화와 지역 불균형 등 공통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스캠 범죄 등 초국가 범죄 대응을 위해서는 일본이 국제 공조 협의체에 참여하고, 한일 간 공조를 체계화하는 문서를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인도주의 차원의 협력이 강조됐다. 양 정상은 1942년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조세이 탄광 수몰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한 DNA 감정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는 다카이치 총리가 단독 회담에서 가장 먼저 제기한 사안으로, 유족들의 오랜 염원을 풀기 위한 첫걸음이자 인권과 인도주의라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협력의 사례로 평가된다.

대통령실은 이번 방일이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실천하는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방중에 이어 방일까지 이어진 연쇄 외교를 통해 한국은 중국과 일본이라는 이웃 국가와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역내 평화 구축을 위한 공조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가 지난 60년의 한일관계를 돌아보고 새로운 60년을 준비하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정상 간의 진솔한 대화가 정부 각급과 민간 차원의 다양한 소통으로 이어져, 한일 협력이 보다 확대되고 공고화될 수 있도록 뒷받침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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