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밥 멜빈 감독 주선으로 ‘우상’ 이치로 만나 ‘빅리그 생존 비법’ 조언 들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선수. 베이뉴스랩 포토뱅크.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우상’으로 여기는 일본산 ‘타격 기계’이자 메이저리그(MLB)의 전설 스즈키 이치로와 만나 빅리그 생존 비법을 들었다.

10일 MLB닷컴과 산호세 머큐리뉴스 등에 따르면, 이정후는 이날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방문 경기에 출전하기 전 시애틀 구단의 특별 고문인 이치로와 인사했다.

이 자리는 이치로와 친분이 두터운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이 이정후를 위해 특별히 주선한 자리다. 멜빈 감독은 2003∼2004년 시애틀을 지휘하던 시절 이치로와 인연을 맺었다. 이정후는 이치로의 상징인 51번을 등번호로 달 정도로 오래전부터 우상을 존경해왔다.

이정후는 지난해 말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천300만달러에 계약하고 공식 입단 기자회견에서 이치로 덕분에 시작한 야구 인생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아버지(이종범)가 왼손 타자 안 하면 야구를 절대 안 시키겠다고 해 왼손 타자를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본 영상이 이치로 선수의 영상이었다”며 “이치로 선수를 어렸을 때부터 좋아해 그의 등번호를 달고 경기했다”고 밝혔다. 이정후는 이치로처럼 오른손으로 공을 던지고 왼손으로 방망이를 휘두른다.

현재 MLB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에서 연수 중인 ‘바람의 아들’ 이종범 코치는 야구할 때만 오른손으로 던지고 때렸으며 젓가락질 등 대부분의 일상생활은 왼손으로 한다.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뛰던 시절 이치로의 활약상을 잘 아는 이 코치는 아들 이정후 만큼은 이치로처럼 정교한 왼손 타자로 키우고 싶어 했다.

이치로를 만나기 전 약간 긴장했다던 이정후는 우상을 직접 만나 “경기를 어떻게 준비하는지, 경기를 어떻게 구상하는지를 물었다”고 했다. 이어 “짧은 대화였지만, 이치로에게서 좋은 답을 많이 들어 무척 행복하다”고 기뻐했다.

이정후는 이치로가 보는 앞에서 시범경기 두 번째 삼진, 좌익수 직선타로 침묵하다가 세 번째 타석에서 중전 안타를 날렸다. 이치로가 일본을 떠나 미국에서 첫 시즌부터 성공리에 뿌리를 내린 점을 목격하고 이치로와 이정후의 만남을 기획한 멜빈 감독은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멜빈 감독은 “이치로가 친절하게 이정후에게 다가가 얘기를 나눈 멋진 장면이었다”며 “이정후는 이치로를 따라 스스로 야구 스타일을 정립했고, 둘은 똑같이 1번 타자인 데다가 외야수이며 51번을 달았다. 이치로는 이정후가 닮고 싶어 한 선수”라고 의미를 뒀다.

이정후의 타격 훈련 장면을 보고 이치로를 떠올린다던 멜빈 감독은 “예상했던 것보다 이정후가 더 센 파워를 지녔다”며 “이치로와 비슷한 스타일이면서 타격 때 (타격 축인) 뒷다리를 잘 유지해 직선타성 타구를 곧잘 날린다”고 평했다.

이치로는 2001년부터 2019년까지 빅리그에서 통산 안타 3천89개, 2004년 역대 단일 시즌 최다 안타(262개)를 남긴 살아 있는 전설이다. 데뷔와 동시에 아메리칸리그 신인상과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했고 10차례나 올스타에 뽑히고 골드 글러브를 받아 내년 명예의 전당 투표 첫 도전에서 입회자로 선정될 게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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