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무섭게 확산하고 있는 인도의 하루 신규 감염자 수가 31만명을 넘어 종전 미국의 세계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22일(현지시간) 인도 보건·가족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전날부터 약 24시간 동안 주별 통계 합산)는 31만4천835명으로 집계됐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언론은 인도의 이날 신규 확진자 수가 코로나19 발병 이후 특정 국가의 하루 발생 기준 세계 최다라고 보도했다. 종전 신규 확진자 수 세계 최고 기록은 지난 1월 8일 미국이 세운 30만7천581명(인도 외 통계는 월드오미터 기준)이었다.
이날 인도의 누적 확진자 수는 1천593만965명으로 미국(3천260만2천51명)에 이어 세계 2위다. 인도는 이날 신규 사망자 수에서도 2천104명으로 자체 최다 기록을 세웠다. 검사 수 대비 신규 확진 비율은 무려 20%에 육박한다. 전날 인도 전역에서는 약 164만건의 검사가 진행됐다.
인도의 신규 확진자 수는 작년 9월 10만명에 육박했다가 지난 2월 8천〜9천명까지 줄었다. 하지만 지난달 11일 다시 2만명대로 올라서더니 이후 엄청난 폭증세를 보였다. 지난 15일 20만명대로 올라선 신규 확진자 수가 7일 만에 30만명을 돌파한 것이다.
주별로는 인도에서 가장 부유한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의 신규 감염자 수가 6만7천468명으로 가장 많았다. 마하라슈트라의 주도인 뭄바이와 인근 경제도시인 푸네의 신규 감염자 수는 각각 7천654명과 1만852명으로 집계됐다. 마하라슈트라주의 인구는 약 1억2천만명이다.
이 밖의 지역에서는 수도 뉴델리의 최근 확산세가 폭발적이다. 뉴델리의 신규 확진자 수는 2만4천638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기록한 최고치 2만8천395명보다는 줄었지만 한 달 전인 3월 21일의 823명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확산세다. 뉴델리의 인구는 2천만명가량이다.
전문가들은 주민의 방역 태세가 크게 해이해진 상황에서 감염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인도의 감염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았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최근 ‘색의 축제‘ 홀리, 힌두교 축제 ‘쿰브 멜라‘ 등에서는 수많은 인파가 마스크 없이 밀집한 상태로 축제를 즐겼고 불과 며칠 전까지도 여러 지방 선거 유세장에 연일 대규모 인파가 몰렸다.
환자가 급증하면서 인도 곳곳의 병원에서는 병상과 의료용 산소 부족 상황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사망자가 늘어나면서 화장장에 심각한 부하가 걸렸고 묘지 공간도 부족한 상황이다. 인도 당국은 여러 지방 정부가 도입한 봉쇄 조치와 백신 접종을 통한 확산세 저지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인도는 현재 인도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코비실드), 현지 업체 바라트 바이오테크가 자체 개발한 백신(코백신), 러시아산 스푸트니크V 백신에 대한 긴급 사용을 승인한 상태다. 당국은 코비실드와 코백신의 물량을 늘리고 추가 승인을 통해 백신 접종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인도에서는 지금까지 약 1억3천230만회분의 백신 접종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