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청, 한국 발전상 해외 교과서 수록 추진…한글학교 지원 강화 공식 발표

재외동포청 '2024년 주요업무 추진계획' 발표…“동반성장 집중”
'700만 재외동포' 자산 활용해 글로벌 중추국가 실현 기여 방침

7일 오후(한국시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이기철 재외동포청장이 '2024년 주요업무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재외동포청 제공.
지난달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해 동포간담회를 열었던 재외동포청 이기철 청장이 한국 발전상을 해외 교과서에 수록하고 한글학교(미주 지역의 경우 한국학교)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을 공식 발표했다. 이기철 재외동포청장은 7일(한국시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이러한 내용이 담긴 ‘2024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이기철 청장은 재외동포의 정체성 함양을 강화하기 위해 각국 동포 사회와 함께 재외동포들이 거주하는 나라의 교과서에 대한민국의 정치·경제 발전상을 수록하는 방안과 함께 각국에서 재외동포에게 한국어·한국 역사와 문화 등을 교육하는 한글학교 1천462곳의 지원 예산을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액한다고 밝혔다.

재외동포청은 지난해 6월 출범 후 13회의 대통령 참석 해외 동포간담회에서 나온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200여회에 걸친 국내외 간담회 및 민생 현장 방문과 국내외 전문가 의견을 청취해 향후 5년간 추진될 재외동포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재외동포청은 ▲일회성 행사 중심이 아닌 동포사회에 근본적인 이익을 주는 파급효과가 큰 사업 중심 ▲중소기업 해외 진출 지원 및 청년 일자리 창출 등 민생과 현장 중심의 정책 수립 ▲700만 재외동포와 동반성장을 추구해 글로벌 중추 국가 실현에 기여 등을 동포정책의 기본 방향으로 제시했다.

◇ 재외동포의 정체성 함양과 거주국에서의 지위 향상

재외동포청은 재외동포 사회의 주력이 이민 1세대에서 2, 3세로 교체돼 현지화가 진행되면서 한인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되고 있다. 차세대의 경우 혼혈 및 다중 정체성을 가진 재외동포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한국의 정치·경제 발전상과 올바른 역사관, 국가관을 재외동포에게 교육함으로써 차세대 동포들이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게 한다는 방침이다.

동포청은 관련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주요 15개국을 방문해 지역별·분야별·세대별 간담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또 모국 초청 연수를 통해 한국 발전상 이해 교육을 시행하고, 민간 단체인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와 협력해 발전상 동영상을 제작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배포할 예정이다. 특히 재외동포가 거주하는 나라의 교과서에 한국의 발전상을 수록하는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한국의 발전상을 알리기 위해 동포 사회, 외교부, 국내 민간 단체와 협력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이기철 청장은 “재외동포의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자긍심 함양과 거주국 내 지위 향상을 도모할 뿐 아니라 한류의 지속적 확산에도 시너지를 내는 사업”이라며 “더욱이 브랜드 파워가 약한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에도 기여하며 나아가 인류의 공동번영에도 기여하는 1석 5조의 효과를 가지고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세계 2차대전 후 독립한 80여 개 나라 중에서 유럽연합(EU) 수준의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동시에 달성한 유일한 나라로 한국 발전상의 교과서 수록은 동포 차세대에게는 뿌리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는 일”이라며 “현지 교과서에 이를 수록하는 일에는 거주국 참정권을 가진 재외동포의 협력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포청은 한글학교 운영비를 지난해(141억원)보다 25.7% 증가한 177억원으로 배정해 교사 사기 진작과 교육 및 운영 환경 개선에 나선다. 교사의 역량을 높이기 위한 예산은 지난해(19억원)보다 44.6% 증가한 27억원을 투입한다. 이 예산은 온라인 교육 플랫폼인 스터디코리안 운영 개선, 저소득 자녀 수강료 지원 확대 등 정규 교육 강화, 재외한국문화원의 한국어 교육 확대 등에 쓰일 전망이다.

◇ 국격 걸맞은 재외동포 보호·지원…인식 개선 캠페인

동포청은 위급한 상황에 부닥친 재외동포 지원 등을 위한 재외동포기본법 개정, 역사적으로 특수한 상황에 놓인 동포 등을 위한 ‘귀환 재외동포 지원 특별법’ 제정 등을 검토한다.

지난해 역대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원폭 피해 재일동포와 파독 근로자 등 지금까지 소외됐던 동포들을 지난해 9월과 10월 각각 모국으로 초청해 예우하고 조국이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정부 기조를 반영해 최근 확정한 범정부 중장기 종합 계획인 ‘제1차 재외동포정책 기본계획'(2024∼2028)의 구체적인 실행을 위한 연도별 시행계획도 마련한다.

지난해 말 ‘사할린 동포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한 만큼 국내에 거주하는 사할린 동포들에 대한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등 적극적으로 재외동포 보듬기에 나선다. 고려인 이주 160주년 기념해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CIS) 지역 고려인 초청 사업, 동남아시아 지역 등 다문화 취약 가정 자녀의 모국 방문 등도 진행한다.

재외동포의 개념, 재외동포의 이주 배경 등의 내용을 한국 국·검정 교과서에 수록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초중고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재외동포 이해 교육’을 실시하고, 대국민 인식 개선 홍보 캠페인도 진행한다.

◇ 글로벌 한인 네트워크 강화…재외동포 대상 민원 서비스 개선

동포청은 대통령 해외 순방 등의 계기에 동포간담회를 개최해 재외동포의 애로사항 해소 등을 위해 노력한다. 분야별 재외동포 초청·지원 사업 외에도 코리안넷 등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상시적인 소통 체계를 만들 예정이다.

지난해 첫 해외 개최로 높은 평가를 받은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를 내실화해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재외동포 기업과의 상생 협력을 위한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 역할도 부여한다.

재외동포들이 ‘재외동포 365 민원콜센터’를 이용할 때 국제전화 사용료 등의 부담을 줄이고자 데이터 통화, 채팅 상담 등을 추가한다.

재외동포들이 온라인 전자정부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관공서·은행에서 신원 확인을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재외국민 신원증명서’를 도입하고, 국내 휴대전화가 없어도 카카오와 네이버 등을 통해 민간 전자서명 증명서를 받을 수 있는 재외동포 인증시스템도 구축한다.

이 청장은 “현장과 민생 중심의 낮은 자세로 재외동포와 소통하며 손톱 밑 가시를 빼어드리고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는 재외동포청이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자랑스러운 우리 700만 재외동포를 보호·지원하는 든든한 울타리이자 대변자 역할을 수행하면서 모국과의 상생발전을 끌어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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