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사퇴압박에 “공직자 임기 법률에 정해져…성실히 수행”

여권의 사퇴요구 '사실상 일축'
"법 정신 반드시 지켜져야"
한상혁 방통위원장과 함께
국무회의 참석 명단 제외…여야 공방 격화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은 18일(한국시간) 자신의 임기와 관련한 논란에 “법률에 정해진 공직자의 임기를 두고 거친 말이 오가고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쳐드리는 상황에 대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지방변호사회 대상 강연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다. 법의 정신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여권에서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전 위원장이 자진해서 사퇴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공직자의 임기는 법률로 정해져 있으며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사실상 사퇴 요구를 일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전 위원장은 “권익위는 법률에 따른 대한민국의 부패 방지 총괄기관이자 국민의 권익을 구제하는 매우 중요한 기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 거취에 대해서는 법률이 정한 국민 권익 보호라는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면서 법과 원칙을 고민하고 국민들의 말씀을 차분히 경청하면서 대한민국과 국민들에게 가장 올바른 길이 무엇인지 찾겠다”고 설명했다.

전 위원장은 ‘추후 국민 여론을 수렴해 사퇴할 의사도 있다는 말인가’라는 질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언론에서) 해석을 해달라”고 추가 설명을 피했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전 위원장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거취를 두고 여야 간 공방이 격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전 위원장과 한 위원장은 현재 임기가 각각 1년가량 남아 있다. 최근 두 위원장이 윤석열 정부 국무회의 참석 명단에서 제외돼 윤 대통령 등이 사퇴를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서 취재진과 만나 ‘두 위원장이 물러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인가’라는 질문에 “임기가 있으니 자기가 알아서 판단할 문제가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두 위원장과 (정부에서) 함께 하기 어렵나’라는 질문에는 “국무회의에 필수요원, 국무위원도 아닌 사람들이 와서 앉아있으면 다른 국무위원들이 마음에 있는 이야기들을 툭 터놓고 비공개 논의도 많이 하는데…”라고 답했다.

전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이 ‘윤 대통령의 이런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법치주의를 존중해야 한다는 말씀으로 생각한다”며 역시 법에 정해진 임기는 보장돼야 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여당인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기자들을 만나 “(두 사람이) 자리를 양보, 물러나는 것이 정치 도의상으로 바르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직접적인 압박을 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사실상 두 위원장의 사퇴를 종용한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조승현 부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문체부 사직 강요사건’을 수사해 직권남용죄로 처벌받게 한 검사가 바로 윤 대통령”이라며 “그랬던 분이 이제 대통령이 됐다고 해서 서슴없이 사직을 강요하는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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