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식 진보후보, 서울시교육감 당선…혁신교육 발전적 계승

50.17% 득표율로 당선 확정…2위 조전혁 46.02%
2022년 조희연 득표율 38% 크게 웃돌아…진보진영, 4연속 승리 거둬

당선 확실에 환호하는 정근식 후보
16일(한국시간)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서 진보진영 정근식 후보가 당선됐다.

정 후보는 97.28% 개표된 17일 0시 40분 50.17%(93만6천967표)의 득표율로 46.02%를 얻은 조전혁 후보를 4.15%포인트 차로 앞서 승리했다. 나머지 표가 모두 조 후보에게 가도 승패를 못 뒤집는 상황이다. 3위인 윤호상 후보의 득표율은 3.16%였다.

당초 정 후보와 조 후보는 치열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정 후보가 개표 직후를 제외하곤 줄곧 조 후보를 앞서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정 후보의 득표율은 2022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현직이었던 조희연 전 교육감의 최종 득표율 38.10%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조 전 교육감은 2014년 초선에서는 39.08%, 2018년 재선에서는 46.5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역대 교육감 선거 중 5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은 2012년 보궐선거 당시 보수 후보였던 문용린 후보(54.17%)가 유일하다.

진보진영 단일후보로 나선 정 후보는 혁신학교, 학생인권조례 등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의 핵심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공약했다. 조 전 교육감이 궐위로 치러진 선거인 만큼 진보진영을 보는 시선이 곱지 않았지만, 전임 교육감이 추진했던 혁신교육의 가치는 이어가야 한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대신 일각에서 우려하는 학력 저하를 보완하고자 기초학력 부진, 경계선 지능, 난독·난산 등을 겪는 학생에게 전문적 진단을 실시하고, 맞춤형 교육을 하는 인프라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유권자들은 결국 보수진영 조전혁 후보가 내걸었던 교육정책의 급격한 변화보다는, 현재의 틀을 유지하면서 그동안 지적된 취약점을 일부 보완·개선하는 방식에 손을 들어준 셈이다. 독자 출마를 선언했던 최보선 후보와 막판 단일화에 성공한 점도 정 후보가 승기를 잡는 데 힘을 보탰다.

보수진영 역시 일찌감치 단일후보를 추대했지만, 독자노선을 걷는 윤호상 후보가 ‘중도보수’를 표방하면서 표가 일부 분산됐다. 보수진영은 2012년 보궐선거 당시 문용린 후보 이후 12년 만에 단일 후보를 추대하면서 설욕을 노렸으나, 결국 고배를 마셨다.

진보진영은 조희연 전 교육감이 2014년 선거부터 3선에 성공한 후 이번 보궐선거까지 4연속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승리를 거뒀다.

정 후보는 ‘오지선다’ 식 학력평가보다는 학생 개별 잠재력을 키워주는 맞춤형 학습에 주안점을 두는 정책을 펼 것으로 보인다. 기초학력을 강화하고자 서울시교육청과 대학 간 협업으로 ‘학습진단치유센터’를 설치하고, 시험 없이도 학생의 학습 능력을 파악할 수 있는 ‘서울형학습나침반’을 설계한다는 계획이다.

지역·계층 간 교육격차를 파악하기 위한 ‘서울교육 양극화 지수’ 개발도 약속했다. 역사사회학자로서의 강점을 살려 교육청 내 역사위원회, 역사교육자료센터를 만드는 등 역사 교육도 강화한다.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의 책무성 부분을 보완해 존치하고, 야권에서 추진 중인 학생인권법 제정에도 힘을 실을 전망이다.

정 후보는 당선 소감에서 “이번 선거는 교육의 미래를 선택하는 중요한 순간이었다”며 “여러분의 선택이 서울교육을 바꾸고, 서울교육을 한단계 더 진전시키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임 서울시교육감 취임식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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