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력 비행체 최초로 화성에서 이륙에 도전하는 연방항공우주국(NASA) 소형 헬리콥터 ‘인저뉴어티‘가 무사히 표면에 안착했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는 3일 트위터로 “화성 헬리콥터의 착륙이 확인됐다“는 글을 올려 이 같은 사실을 전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1.8㎏의 초경형 헬기인 인저뉴어티는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 아랫부분에 탑재돼 2월 18일 화성에 함께 도착했다. 퍼서비어런스에 접힌 상태로 붙어 있었던 인저뉴어티는 90도만큼 아래로 회전해 정위치를 잡았고 네 다리를 펴 화성 표면으로 떨어졌다.
JPL은 “NASA의 퍼서비어런스를 타고 4억7천100만㎞ 여정을 거쳤다“면서 “4인치(10㎝) 높이에서 떨어져 화성 표면에 닿았다. 다음 이정표는 밤 동안 살아남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퍼서비어런스와 인저뉴어티가 분리된 뒤 거리를 두고 찍은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인저뉴어티는 그간 퍼서비어런스로에서 전원을 공급받았으나 이제는 태양광 패널로 자체 충전해 구동하게 된다. 화성에선 밤 기온이 섭씨 영하 90도까지 내려가기도 해, 부품이 얼거나 갈라지는 등 손상을 입을 수 있어 발열 장치가 설치됐다.
밥 배럴램 JPL 화성 헬리콥터 프로젝트의 수석 엔지니어는 “발열 장치는 화성의 추운 밤 동안 내부를 섭씨 7도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면서 “배터리나 예민한 전자부품이 낮은 온도 때문에 망가지지 않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인저뉴어티가 첫 비행을 시도하기 전에 우선 태양광 패널의 작동 여부를 확인하고 배터리를 충전해본 뒤 모터와 센서를 점검할 계획이다.
JPL은 이르면 이달 11일 인저뉴어티가 처음 비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저뉴어티가 화성에서의 비행에 성공하면 지구가 아닌 행성에서 처음으로 하늘을 난 동력 비행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NASA는 성공 기원을 담아 1903년 인류 역사상 최초로 동력 비행에 성공한 라이트 형제 플라이어 1호기의 한 조각을 인저뉴어티에 부착했다. 계획대로라면 인류가 기계로 하늘을 난 뒤 118년 만에 지구 밖에서 자체 동력으로 비행체를 지표면에서 이륙시키는 데 성공하는 셈이다. 화성의 대기 밀도는 지구의 1%밖에 되지 않아 이륙이 쉽지는 않지만, 지구의 3분의 1 수준인 화성의 중력은 비행에 도움이 되는 환경이다.
인저뉴어티는 먼저 초당 1m 속도로 날아올라 3m 공중에 30초간 떠 있는 비행을 시도할 예정이다. 이후 높이와 시간을 조금씩 늘리며 한 달간 최대 5차례 비행하면서 퍼서비어런스에 탐지 자료를 보내게 된다.
인저뉴어티의 첫 비행 도전은 고해상도 사진으로 기록된다. 이번 비행이 성공하면 우주비행사나 로버가 가기 어려운 화성의 지형 탐사 등에 비행 로봇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