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하원에서 총기구매에 있어 신원조사 범위를 확대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언론에 따르면 민주당이 다수당인 하원은 11일 개인이나 미등록 총기 판매자에게도 총기 거래에 있어 신원조사를 의무화하도록 하는 법안을 찬성 227표 대 반대 203표로 통과시켰다.
현행법상으로 등록 판매자와 달리 미등록 판매자와 개인 판매자는 신원조사를 시행할 의무가 없었다. 이날 통과된 법안으로 비밀거래의 허점을 메울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언론들은 평했다.
민주당은 신원조사를 강화하는 또다른 법안 표결을 준비 중이다. 신원조사가 완료되기 전에도 총기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기존 규정으로 발생하는 허점을 메우는 법안이다.
2015년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에서 9명의 교회 신도를 숨지게 한 범인이 전과기록으로 총기를 살 수 없었는데도 이 규정을 이용해 총기를 손에 넣은 바 있어 ‘찰스턴 허점‘이라고도 불린다. 이 법안은 2년 전 하원을 통과했지만 상원은 넘지 못했다.
공화당은 총기소지 권리를 제한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공화당 스티브 스칼리스 하원 원내총무는 이날 표결을 앞두고 반대를 찍으라고 당내 동료들을 독려했다.
공화당에선 2012년 26명의 사망자를 낸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 이후 총기구매 신원조사 강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기는 했지만 지지자 대부분이 총기소지를 찬성하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는 실정이다.
민주당은 어떻게든 총기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회견을 통해 “우리 아이들의 생존보다 자신의 정치적 생존이 더 중요한 사람은 의회에 없다“면서 “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도 예전과는 달리 이번에는 신원조사 확대 법안을 상원이 표결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망이 밝지는 않다. 표결로 나아가려면 상원의원 100명 중 60명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양당이 50석씩 양분한 상황에서 공화당 상원의원 10명의 지원을 얻어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총기규제 강화는 민주당의 핵심 어젠다다. 민주당은 잇따르는 총기참사를 막기 위한 규제강화를 요구해왔으며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마찬가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