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팬데믹 와중 재정 흑자…IT기업 호황 덕분

실리콘밸리 코로나 특수
고소득층 세수 증가 원인
'주민소환 위기' 주지사
"세금 환급하겠다"

개빈 뉴섬 주지사.
캘리포니아주가 지난 1년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믿기 힘든 재정 흑자를 기록했다고 폴리티코 등 언론이 10일 보도했다. 연방정부는 물론 지방정부도 팬데믹에 따른 경기 침체를 벗어나려고 재정 지출을 대폭 늘린 터라 의외의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날 캘리포니아주에서 지난해 7월부터 내년 7월까지 2개 회계연도에 걸친 재정 흑자가 757억 달러라고 발표했다. 폴리티코는 캘리포니아주가 재정 흑자를 낸 배경으로 세계 정보기술(IT) 산업의 중심인 실리콘밸리의 고공행진과 주식시장 강세, 고소득층의 원격 근무를 꼽았다. 주식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주 정부가 자본이득세를 많이 걷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 캘리포니아주는 뉴욕주와 더불어 미국에서 고소득층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꼽힌다. 코로나19 사태로 관광업, 서비스업에서는 대량 실직 사태가 벌어졌지만 전문직에 종사하는 고소득층은 온라인으로 일하면서 세금을 계속 냈다.

뉴섬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남는 예산과 관련해 “우리가 이 흑자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쓸지 결정하는 것보다 주민이 결정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며 세금을 환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이 주의회를 통과하면 캘리포니아주 빈곤층, 중산층에게 600달러씩 환급되고 부양가족이 있으면 추가로 500달러를 받을 수 있다.

뉴섬 주지사는 재정 흑자와 연방정부 지원금 260억 달러를 주 경제에 투입하겠다며 이 구상을 ‘캘리포니아 복귀 계획'(California Comeback Plan)이라고 명명했다. 주민소환 위기에 직면한 뉴섬 주지사로선 뜻밖의 재정 흑자로 민심을 얻을 수도 있게 됐다.

지난달 뉴섬 주지사에 주민소환을 추진하는 주민의 서명이 요건을 충족하면서 주민소환 투표가 이르면 8월 진행될 전망이다. 주민소환 운동은 코로나19 사태 전부터 추진됐지만 방역 대책으로 피해를 본 식당 주인과 소상공인의 불만으로 증폭됐다. 그러다가 작년 11월 뉴섬 주지사가 고급 프랑스식당에서 열린 로비스트의 생일 파티에 참석했던 사실이 폭로되면서 도덕성에 금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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