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전국 최초로 학교 급식서 인공첨가물 포함된 ‘초가공식품 퇴출’ 법안 시행

2029년부터 학교 급식서 초가공식품 단계적 금지
2035년까지 전면 중단…뉴섬 “아이들 건강 지킨다”

개빈 뉴섬 주지사가 학교 급식에서 초가공식품을 퇴출하는 법안에 서명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캘리포니아 주지사실.
캘리포니아주가 전국 최초로 학교 급식에서 인공첨가물과 여러 단계의 화학적·물리적 가공을 거친 ‘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s)’을 단계적으로 퇴출하는 법안이 시행에 들어갔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8일 로스앤젤레스의 한 중학교에서 이 법안에 서명하며 “캘리포니아는 언제나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선도해왔다”고 밝혔다.

이번 법은 ‘초가공식품의 정의’를 새롭게 규정하고, 주 보건국이 2028년 중반까지 ‘우려되는 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s of concern)’과 ‘학교 제한식품(restricted school foods)’을 명확히 규정하도록 한다. 이후 2029년 7월부터 학교는 해당 식품의 단계적 퇴출을 시작해야 하며, 2032년부터는 공급업체의 납품이 금지된다. 2035년 7월 이후에는 학교 아침·점심 식단에서 완전히 사라질 예정이다.

뉴섬 주지사는 이미 올해 초 초가공식품의 해악을 줄이기 위한 권고안을 마련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지난해에는 합성 식품 색소의 학교 급식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에도 서명했다. 최근 미국 여러 주에서는 인공 색소와 첨가물 등 초가공식품 성분의 표시나 금지를 추진하는 법안이 100건 이상 발의됐다.

미국인의 열량 섭취 중 절반 이상은 초가공식품에서 비롯되며, 비만·당뇨·심혈관질환 등 다양한 건강 문제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다만, 이러한 식품이 직접적으로 질병을 유발한다는 명확한 인과관계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초가공식품의 정의는 여전히 논란이다. 브라질 연구진이 만든 ‘노바(NOVA)’ 시스템은 가공 정도에 따라 식품을 네 단계로 분류하지만, 두부나 통곡물빵, 분유 등 일부 고가공식품이 건강식으로 평가받는 사례도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법이 지나치게 포괄적이라 영양가 있는 식품까지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소비자브랜드협회의 존 휴잇 대변인은 “식품 제조업체들은 이미 USDA와 주정부의 영양·안전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며 “이번 법은 학생들에게 안전하고 영양가 높은 편의식품의 접근성을 제한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캘리포니아학군협회도 예산 지원 없이 식단 개편을 요구하는 법안이라며 비용 부담을 우려했다.

반면, 이미 일부 학군은 ‘탈 초가공식품’ 급식을 선도하고 있다. 모건힐 통합학군의 마이클 조크너 영양국장은 “팬데믹 기간 동안 지역 농가의 어려움을 보며 식재료를 지역 유기농 농장에서 조달하기 시작했다”며 “지금은 가공식품을 전혀 쓰지 않고, 50마일 이내 농가에서 재배한 유기농 식자재로 메뉴를 구성한다”고 말했다. 이 학군은 시리얼, 과일주스, 가향우유, 치킨너겟, 해시브라운 등도 모두 퇴출했다.

새크라멘토 인근 웨스턴 플레이서 학군 역시 학교 식단의 60%를 직접 조리로 전환했다. 퀘사디야, 피자 등 인기 메뉴를 현지 식재료로 새롭게 개발해 학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푸드서비스 책임자 크리스티나 로슨은 “학생들이 무엇보다 다양성을 원한다”며 “이 법 덕분에 더 나은 식재료와 메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크라멘토 소아과 의사 라빈더 카이라 박사는 “아이들이 신체적·정서적·인지적으로 성장하려면 진짜 음식을 먹을 권리가 있다”며 “학교는 만성질환의 근원이 아니라, 건강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저작권자 © SF Bay News Lab,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광고문의 ad@baynewslab.com

Related Posts

의견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