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웨이 “배우로 한 단계 성장했다 느껴…다음 모습 기대돼”

남편 김태용 감독 영화 '원더랜드' 주연…어린 딸 둔 엄마 역 "김 감독 작품 속 따뜻함 좋아해…희망 보여주는 작품"

영화 '원더랜드' 주연 배우 탕웨이
“촬영 현장에서의 감독님을 매우 존경해요. 게다가 전 프로 배우이고요. ‘노 프라블럼'(No Problem)이었습니다.” 3일(한국시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중국 배우 탕웨이는 남편 김태용 감독과 촬영장에서 다시 만나게 된 소감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오는 5일 개봉하는 김 감독의 영화 ‘원더랜드’에 출연했다. 두 사람이 한 영화에서 호흡한 건 ‘만추'(2011) 이후 13년 만이다. 김 감독은 ‘만추’를 통해 처음 인연을 맺었고 2014년 결혼해 딸을 뒀다. 탕웨이는 “감독님의 영화에 밴 따뜻함을 좋아한다”면서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도 좋아하는데, ‘원더랜드’가 그런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원더랜드’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AI)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인 원더랜드로 사랑하는 이들과 다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기술의 발전이 불러올 관계의 변화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탕웨이는 “AI 소재 영화 대부분이 어둡고 폭력적인 것과 달리 ‘원더랜드’는 따뜻한 영화라는 관람평을 읽었다”면서 “희망과 따뜻함을 보여준다는 게 우리 영화의 강점”이라고 힘줘 말했다.

“작가는 반드시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쓴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실제 작가의 생활과 시나리오는 맞닿을 수밖에 없지요. 김 감독님은 다양한 방면에서 호기심이 굉장히 강한 분이고 궁금한 게 생기면 찾아서 공부하는 사람이에요. ‘원더랜드’를 쓸 때도 끊임없이 연구하고 공부하고 캐고 또 캐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극 중 탕웨이는 죽음을 앞두고 어린 딸을 위해 원더랜드 서비스를 신청한 바이리 역을 소화했다. 딸은 사막 한가운데서 고고학자로 일하는 가상 세계 속 엄마를 만나지만, AI로 구현된 바이리는 슬픔이나 미안함 같은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탕웨이는 “바이리와 실제로 닮은 점이 많다”면서도 “하지만 저는 바이리와 달리 화가 나면 울기도 하고 소리도 지른다”며 웃었다.

그는 “감독님이 설정한 대로 완벽한 바이리가 되려고 노력했다”며 “정말 힘들었지만,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설정의 캐릭터라 재밌게 다가왔다”고 돌아봤다. 김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한 2016년부터 이 작품이 발전하는 과정을 지켜본 그는 김 감독의 출연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개봉까지 총 8년간 ‘원더랜드’와 함께한 셈이지만, 실제로 원더랜드 서비스가 개발된다면 사용할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고민 중이라고 한다. 그는 “(가상 세계를 통해서라도 죽은 사람을 보려는 것은) 사람이 병에 걸렸을 때 약을 먹는 것과 같은 이치”라며 “약효가 다 되고 스스로 치료할 에너지가 생기면 끊는 치료제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7년 량차오웨이(양조위)와 함께 출연한 영화 ‘색, 계’로 이름을 알린 탕웨이는 이후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한층 깊어진 연기력을 뽐냈다. 특히 ‘만추’와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2022) 등 한국 영화에서도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여 백상예술대상, 청룡영화상 등 각종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탕웨이는 “배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일상) 생활이라고 생각한다”며 “생활을 통해 더 지혜로워지고 관대해지고 많은 것을 포용하게 되면서 (배우로서도) 변화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강조했다. “제 안에 있는 어떤 것들을 잡아서 끌어내 주는 감독님도 매우 중요하지요. 저의 생활과 감독님의 능력 덕에 한 걸음씩 전진해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했다고 느껴요. 그래서 이다음 저의 모습이 무척 기대돼요. 앞으로도 생활 속에서 저 자신을 갈고닦으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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