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샌프란시스코 등 민주당 도시들에 군 투입 ‘엄포’…캘리포니아 정치권 ‘강력 반발’

트럼프, 미군 수뇌부 모임서 연방 군대 투입 강경 발언
개빈 뉴섬 “군대 정치적 도구 사용 독재자의 방식” 비판

트럼프 대통령.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이 장악한 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도시를 ‘내부의 적’으로 규정하고 군대를 투입하겠다고 위협하자 캘리포니아 정계와 이민 옹호 단체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고 비영리 공영미디어이 KQED가 30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버지니아에서 열린 미군 수뇌부 모임에서 민주당 주도의 도시들을 내전 수준의 ‘훈련장’으로 삼아 연방 군대를 투입하겠다는 발언을 내놓았다. 그는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뉴욕은 매우 위험하다”며 “하나씩 바로잡아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즉각 민주당 소속 지도자들의 규탄을 불러왔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국민의 도시들을 전쟁터로 선포하고 군대를 정치적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독재자의 방식”이라고 비판했고, 스콧 위너 상원의원(민주샌프란시스코)은 “히틀러가 유대인과 소수자를 지칭할 때 썼던 ‘내부의 적’이라는 표현을 대통령이 그대로 쓰는 것은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샌프란시스코의 다니엘 루리 시장은 트럼프를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샌프란시스코의 범죄율은 30% 감소했고, 특히 중심가인 파이낸셜 디스트릭트에서는 40% 줄었다”며 “도시는 회복 중이고 시민들은 안전하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루리 시장은 워싱턴 정국에 개입하기보다는 지역 행정과 치안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6월 로스앤젤레스에서 ICE 단속 시위에 군대를 투입한 것을 두고 불법 판정을 받은 뒤에도 강경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현재 오리건주 포틀랜드는 군대 파견을 막기 위해 연방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민 옹호 단체들도 우려를 쏟아냈다. 캘리포니아 이민정책센터의 마시 풀라디 대표는 “군사화는 이웃을 안전하게 만들기는 커녕 공포와 폭력을 불러왔고, 가족 분리와 영주권자 추방으로 이어졌다”며 “이는 공공안전이 아니라 국가가 주도하는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지난 7월 LA 맥아더 파크에 군용 차량이 진입해 주민들이 충격에 빠졌던 사례를 언급하며 “지역사회와 주정부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을 “권위주의적 행보”로 규정하며 맞서고 있다. 반면 트럼프는 반복적으로 위협성 발언을 내놓아왔고, 이번 발언 역시 군 수뇌부의 미온적 반응 속에 발표됐지만, 실제로 ICE의 단속이 강화되는 등 현실적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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