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책에 바뀌는 대학 입시 지형…“학생들 치열한 경쟁 속 ‘정치적 환경’ 까지 고려”

크로니클 “연구 자금 보류·성별 규정 강요로 캠퍼스 변화 가속”

UC 버클리 전경. 자료사진.
대학 입시 시즌이 막을 올리면서 캘리포니아 전역의 고등학생들이 대학 지원 전략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는 단순한 경쟁률이나 시험 여부를 넘어 연방정부 정책이 대학 입시 환경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으로 떠올랐다고 크로니클이 7일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연구 자금을 무기로 대학을 압박하고 있다. UCLA를 포함한 주요 연구 대학들은 수십억 달러의 지원금이 묶여 있으며, 이를 해제하는 조건으로 행정부는 성별을 남성과 여성으로만 규정할 것을 요구했다. 브라운대와 펜실베이니아대는 결국 조건을 수용했고, 그 결과 트랜스젠더 학생들은 기숙사와 운동팀 선택에서 제한을 받게 됐다.

정책의 여파는 캠퍼스 곳곳에 드러난다고 크로니클은 덧붙였다. 대학 홈페이지에서 ‘다양성·형평성·포용’이라는 단어는 사라졌고, 유대인과 무슬림 학생 대우 문제는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여기에 더해 연방정부는 모든 연방 자금 수혜 대학에게 지원자와 합격자의 인종·성별·시험 성적·재정 지원 현황을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했다. 과거에는 이런 데이터가 소수 인종 지원을 위한 근거가 되었지만, 이번 조치는 그 역할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추진되고 있다.

재정적 충격도 크다. 스탠퍼드는 올해 1억4천만 달러 규모의 예산을 삭감하고 수백 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학생들에게 제공되던 연구 기회와 장학금도 위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 결과 학부모와 학생들은 단순히 대학의 명성이나 전공 수준 뿐만 아니라, 캠퍼스의 정치적 환경과 안전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현장의 학생들도 변화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버클리 고등학교의 한 학생은 본래 흑인대학 진학을 꿈꿨지만 정치적 환경 악화를 이유로 캘리포니아 내 대학만을 고려하게 됐다. 또 다른 학생은 연방정부 정책이 연구 기회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면서도, 여전히 자신에게 맞는 전공과 캠퍼스 분위기를 중심으로 대학을 선택한다고 크로니클에 밝혔다.

연방정부의 정책은 올해 대학 입시를 전례 없는 국면으로 끌고 갔다. 학생들은 시험 점수와 합격률 경쟁 뿐만 아니라, 정치적 변화로 재편된 새로운 교육 현실 속에서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한편, 전국적으로 대학 지원자는 늘고 있다. 지난해 가을 약 1100개 학교에 150만 명이 공통지원서(Common App)를 제출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5% 증가한 수치로, 전국적으로 7만5천 명 가량이 더 지원한 것. 실제로 UC 지원자는 2018년보다 14% 늘었고, UC 버클리의 합격률은 2009년 24%에서 지난해 15%로 떨어졌다.

54개 대학에서는 팬데믹 기간에 없앴던 SAT나 ACT 시험을 다시 요구하기 시작했다. 하버드, 코넬, 펜실베이니아대, 브라운, 다트머스 같은 아이비리그와 스탠퍼드, 칼텍, MIT 같은 명문대가 포함된다. 하지만 UC와 CSU는 여전히 SAT나 ACT 시험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

올해 UC와 CSU 지원서 접수는 10월 1일부터 12월 1일까지다. 열리며, UC 캠퍼스 지원비는 80달러, CSU는 70달러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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