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 누가 부담하나…“결국 미국 소비자와 기업이 떠안고 있어”

“미국이 관세 부담…달러화에도 악재”
기업들, 가격 인상과 공급망 조정 나서

수출입 항만. 자료사진.
트럼프 행정부가 도입한 관세 정책의 부담을 누가 지고 있을까. 블룸버그를 비롯한 주요 언론들은 최근까지의 자료와 기업 발표에 근거해 관세 비용을 대부분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이 떠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머큐리뉴스는 블룸버그의 보도를 인용하며 이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인 제너럴 모터스(GM)를 들었다. GM은 23일 관세로 인해 10억 달러가 넘는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GM은 그러나 그 여파를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고 회사가 자체적으로 감내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자동차 가격은 최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큰 변동이 없었던 반면, 장난감, 가전제품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들은 뚜렷한 가격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많은 수입 상품에 대해 관세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6월 수입물가 자료를 보면, 연료를 제외한 수입물가는 상당히 상승했다. 이는 외국 기업들이 미국 기업에 대해 가격을 인하해주는 방식으로 관세를 대신 부담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2일 필리핀 대통령과의 회담 후에도 “필리핀은 19% 관세를 지불할 것”이라고 말하며 외국이 비용을 부담한다고 주장했지만, 데이터는 그렇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도이치뱅크의 글로벌 외환 리서치 책임자 조지 사라벨로스는 “거시적 자료가 보여주는 바는 명확하다. 미국인들이 대부분의 관세를 부담하고 있다”며 “향후 소비자물가에 더 큰 압박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많은 경제학자들도 이에 동의한다. 기업들이 관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은 CPI뿐만 아니라 생산자물가지수(PPI)에서도 확인된다. 도매 및 소매업체의 마진 증가율은 최근 몇 달간 급격히 둔화됐다.

웰스파고의 이코노미스트 사라 하우스와 니콜 세르비는 최근 보고서에서 “수입물가에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미국 국내 기업들이 더 이상 관세를 감당하지 못하고 점차 소비자에게 그 부담을 넘기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외국 공급업체들은 가격 인하에 비협조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본은 예외적으로 미국 수출용 자동차 가격을 사상 최대 수준으로 인하하는 등 일부 양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수출물가는 최근 3개월 연속 하락했고 이는 일부 외국 기업이 관세 부담을 일정 부분 흡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웰스파고에 따르면, 최근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많은 외국 기업들이 이를 상쇄하기 위해 인보이스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도이치뱅크는 이러한 현상이 달러화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기업들도 더 이상 관세로 인한 수익성 하락을 묵과하지 않을 전망이다. 3M은 생산지 이전과 가격 조정을 통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며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나이키(Nike) 역시 관세로 인해 10억 달러에 달하는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대응해 ‘정밀한 가격 인상’을 단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씨티그룹의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앤드류 홀렌호르스트는 “소비자와 외국 기업이 관세 부담을 지지 않는다면, 결국 미국 국내 기업들이 그 부담을 질 수밖에 없다”며 “이는 결국 기업 실적 발표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분기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서 관세 관련 언급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기업들이 여전히 불확실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향후 관세 부담이 공유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미국 기업과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은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다. 수출입 구조와 환율 환경이 변화하는 가운데, 이 부담이 언제, 어떻게 조정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는 향후 경제 및 정치적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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