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기간 SF한국교육원 관할지역 한국학교 급증?…이해하기 힘든 통계

2020년 69개교에서 2021년 75개교로
미국내 타 지역은 대부분 학교 수 감소
한국학교협의회 소속 학교들도 줄어

샌프란시스코 한국교육원이 자리한 총영사관 건물. 자료사진
샌프란시스코 한국교육원 관할지역에서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새로 문을 연 한국학교가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가 매년 하반기 발표하는 ‘재외한국교육원 현황’ 자료를 보면 2021년 샌프란시스코 한국교육원 관할지역에서 운영중인 한국학교는 모두 75개교로 2020년 69개교 대비 6개(증가율 8.6%) 학교가 새로 문을 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기간으로 공립학교 조차 등교를 하지 못하고 비대면 수업을 진행해 왔고, 북가주 지역 한국학교들도 팬데믹 여파로 폐교하거나 일시적으로 학교 운영을 중지하는 등 실제 교육현장의 분위기와는 동떨어진 것이어서 통계치가 정확한 것인지 의문을 낳고 있다.

재외한국교육원이 설치된 지역 중 가장 많은 한국학교들이 운영중인 미국의 경우에도 같은 기간 통계치를 보면 대부분의 지역에서 한국학교가 다수 폐교된 것으로 나온다. 시카고의 경우 2020년 106개교에서 2021년 90개교로 16개 학교가 문을 닫은 것으로 집계됐다. 워싱턴도 67개교에서 62개교로, 휴스턴은 42개교에서 38개교로, LA는 237개교에서 231개교로, 애틀랜타도 109개교에서 108개교로 줄었다.(표참조)

다만 뉴욕의 경우 123개교에서 125개교로 2개 학교가 늘어났다. 하지만 이 수치도 2019년 139개교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표: 교육부 발표 2021년 미국내 한국교육원 현황(2021년 4월 1일 기준)>
샌프란시스코 한국교육원의 경우도 2019년 72개교에서 2020년 69개교로 줄었지만 팬데믹 락다운에도 불구하고 2020년 4월 부터 2021년 4월 까지 6개 학교가 새로 문을 열었다. 비슷한 시기 한국학교들의 협의체인 재미한국학교 북가주협의회 소속 학교들은 요셉, 새하늘, 산호세한국학교 등 3곳이 문을 닫았다. 현재 협의회 소속 한국학교는 유타지역 2개교를 포함해 총 48개교다.

샌프란시스코 한국교육원 웹사이트(www.kecsf.org)에도 2021년 9월 현재 관할지역에 한국학교가 북가주 54개교, 콜로라도 10개교, 유타 3개교 등 총 67개교라고 나와 있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1년 4월 1일자 자료와 비교하면 정상적인 수업이 어려웠던 시기 7개나 늘어났던 한국학교가 불과 5개월만에 8개나 문을 닫은 셈이다.

학생수를 비교하면 샌프란시스코 한국교육원의 통계치는 더욱 이해가 되지 않는다. 미국내 한국교육원에서 파악한 한국학교 소속 학생들은 이 기간 큰 폭으로 줄었다. 학교수가 증가한 뉴욕의 경우에도 학생수는 7681명에서 7622명으로 감소했다. 휴스턴 지역의 경우에는 2020년 3009명에서 2021년 1547명으로 절반 가까이나 줄었다. 애틀랜타도 4826명에서 2824명으로, LA지역도 1만2413명에서 1만560명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표참조)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소폭이긴 하지만 학생수가 오히려 늘었다. 2020년 4347명에서 2021년 4354명으로 집계가 됐다.
<표: 교육부 발표 2020년 미국내 한국교육원 현황(2020년 4월 1일 기준)>
베이뉴스랩은 팬데믹 기간 어떤 학교가 늘었는지 샌프란시스코 한국교육원에 확인을 했지만 명확한 답변을 들을 수는 없었다. 샌프란시스코 한국교육원은2021년 재외한국학교 현황에 포함된 75개 한국학교 명단 공개해 달라는 베이뉴스랩의 요청을 거부했고, 또한 학교가 급증한 내용에 대한 질문에도 “전임 교육원장 재임시절 일이라 잘 모른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한 한국학교 관계자는 “북가주지역 한국학교협의회 소속 학교들은 발 빠른 대처로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할 수 있었고 코로나 팬데믹의 충격을 그나마 피해갈 수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이 기간 다수의 학교에서 학생수가 줄었다고 들었고 일부 학교들은 폐교하거나 휴교를 했다. 팬데믹 동안 새로운 학교가 여럿 문을 열고 학생수가 증가했다는 통계가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팬데믹 기간 동안 종교단체에서 한국학교를 개설한 것으로 전해 들었다”며 “하지만 실제 학교가 운영중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전임 교육원장에게 문을 닫았던 한국학교가 교육원 웹사이트에서 학교이름을 삭제해 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웹사이트에서 이 학교 이름은 삭제되지는 않았었다”며 “전임 원장이 재임 기간 중 한국학교 숫자를 늘리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적이 있어 이런 점이 반영된 것 아닌가 추측을 해 볼 수 밖에 없다”고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팬데믹 기간이라고 해서 한국학교가 새로 문을 열지 못하고 학생수가 줄어들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취재를 통해 현장에서 학교를 운영하는 한국학교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교육원의 통계 자료가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나 교육원의 통계 자료는 한국의 정부기관인 교육부를 통해 발표가 된다. 본 기사에서 제시한 모든 자료들도 교육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샌프란시스코 한국교육원은 이 통계치가 어떻게 집계됐고 어떤 근거를 가지고 보고가 됐는지 명확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만약 교육부가 발표한 자료의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한국의 정부기관인 교육부의 공신력만 바닥에 떨어뜨리는 셈이 될 뿐만 아니라 교육원장의 실적을 부풀리려고 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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