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는 다시 살아나고 있다. 다니엘 루리 시장 취임 이후 불과 1년여 만에 범죄율은 눈에 띄게 줄었고, 한때 침체의 상징이던 도심은 다시 활력을 되찾고 있다. 문을 닫았던 상점들이 하나둘 다시 문을 열고, 투자와 일자리가 돌아오고 있다. 많은 시민들이 “예전의 샌프란시스코가 돌아오고 있다”고 말한다.
한인 커뮤니티 역시 이러한 변화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납세자로서,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루리 시장의 리더십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도시 회복을 함께 응원하고 있다.
그러나 바로 이 시점에서, 샌프란시스코 시정부가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될 오래된 상처 하나가 있다.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 조형물이다.
샌프란시스코는 한인 커뮤니티에게 단순한 거주지가 아니다. 이곳은 1883년 조미통상조약 체결 이후, 보빙사 일행이 처음으로 발을 디딘 도시다. 미주 한인 이민 역사의 출발점이자, 도산 안창호 선생을 비롯한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거점을 이루었던 도시다. 오늘날 미주 한인사회의 뿌리는 바로 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됐다.
이 역사적 의미를 기리기 위해 1983년, 한미수교 100주년을 맞아 샌프란시스코와 인천에는 동일한 기념 조형물이 설치됐다. 이 조형물은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페리빌딩 인근에서 한미 양국의 외교 관계, 우호와 동맹, 그리고 이민의 역사를 상징해왔다. 수십 년 동안 큰 문제 없이 관리돼 왔고, 시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역사적 상징물로 자리 잡아 왔다.
하지만 2018년, 샌프란시스코 시정부는 낙서와 쓰레기 투기, 매달 약 1천 달러 소요되는 청소 비용을 이유로 이 조형물을 철거했다. 이 과정에서 주샌프란시스코 대한민국 총영사관 역시 시정부와 협의에 참여했다. 당시 이성도 영사는 “한미 양국의 관계를 기념하는 조형물의 의미만큼, 보다 좋은 장소에서 다시 빛을 볼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가겠다”며 철거에 합의했다.
문제는 그 이후다. 조형물이 철거된 지 거의 8년이 지났지만, 그 약속은 아직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인 커뮤니티의 실망은 점점 더 커져 왔다. 더 나아가 최근에는 조형물의 재설치 비용은 물론 향후 관리 비용마저 한인 커뮤니티에 전가하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는 1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샌프란시스코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오며 도시 발전에 헌신해 온 한인들의 역사와 노력, 그리고 공헌을 사실상 무시하는 매우 실망스러운 조치다.
조형물은 샌프란시스코에 기증된 공공 조형물이다. 수십 년 동안 아무런 문제 없이 공공 공간에서 관리돼 왔는데 그런 조형물을 시정부가 철거해 놓고, 이제 와서 그 책임과 비용을 한인들에게 떠넘기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렵다.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총영사관 나상덕 총영사는 “시정부에서 비용을 요청한 것은 아니다”라는 설명을 했지만, 향후 비용을 문제로 재설치를 미루거나 협의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금이라도 총영사관은 조형물이 조속한 시일내에 다시 재설치가 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 총영사는 바뀌었고, 담당 영사들도 교체됐지만, 조형물 철거 당시 총영사관이 시정부와 함께 재설치를 약속했던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제 총영사관이 앞장서 샌프란시스코 시정부에 조형물의 재설치를 공식적으로 요청하고, 외교적·행정적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마땅하다.
합당한 이유와 명확한 계획이 있다면, 한국 정부의 지원을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고, 한인 커뮤니티가 자발적으로 나서 모금에 동참하는 상황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전제는 분명하다. 아무 문제 없이 설치돼 관리돼 오던 공공 기념물을 철거해 놓고, 그 부담을 일방적으로 한인들에게 전가하는 방식은 결코 옳지 않다.
문제의 본질은 단순히 조형물 하나가 아니다. 역사가 공공 공간에서 지워지고 있다는 감각, 그리고 한 커뮤니티의 기억과 기여가 도시의 서사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인식이다.
다니엘 루리 시장에게 묻고 싶다. 범죄를 줄이고, 경제를 살리고, 도시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리더십을 보여준 지금, 왜 이 상징적인 문제만큼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가.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 8년은 충분히 길었고, 이제는 조형물의 재설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 조형물을 샌프란시스코 시가 책임지고 재설치하는 것은 단순한 행정 결정이 아니다. 그것은 1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 도시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한인 커뮤니티를 존중한다는 분명한 선언이다. 또한 샌프란시스코가 스스로 말해온 포용과 다양성, 그리고 역사 존중의 가치를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하는 길이기도 하다.
다니엘 루리 시장은 지금 결단해야 한다.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 조형물의 즉각적인 재설치야말로, 샌프란시스코가 모든 커뮤니티의 역사와 공헌을 동등하게 존중하는 도시임을 보여주는 가장 분명하고 상징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
최정현 베이뉴스랩 편집인
한인 커뮤니티 역시 이러한 변화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납세자로서,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루리 시장의 리더십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도시 회복을 함께 응원하고 있다.
그러나 바로 이 시점에서, 샌프란시스코 시정부가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될 오래된 상처 하나가 있다.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 조형물이다.
샌프란시스코는 한인 커뮤니티에게 단순한 거주지가 아니다. 이곳은 1883년 조미통상조약 체결 이후, 보빙사 일행이 처음으로 발을 디딘 도시다. 미주 한인 이민 역사의 출발점이자, 도산 안창호 선생을 비롯한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거점을 이루었던 도시다. 오늘날 미주 한인사회의 뿌리는 바로 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됐다.
이 역사적 의미를 기리기 위해 1983년, 한미수교 100주년을 맞아 샌프란시스코와 인천에는 동일한 기념 조형물이 설치됐다. 이 조형물은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페리빌딩 인근에서 한미 양국의 외교 관계, 우호와 동맹, 그리고 이민의 역사를 상징해왔다. 수십 년 동안 큰 문제 없이 관리돼 왔고, 시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역사적 상징물로 자리 잡아 왔다.
하지만 2018년, 샌프란시스코 시정부는 낙서와 쓰레기 투기, 매달 약 1천 달러 소요되는 청소 비용을 이유로 이 조형물을 철거했다. 이 과정에서 주샌프란시스코 대한민국 총영사관 역시 시정부와 협의에 참여했다. 당시 이성도 영사는 “한미 양국의 관계를 기념하는 조형물의 의미만큼, 보다 좋은 장소에서 다시 빛을 볼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가겠다”며 철거에 합의했다.
문제는 그 이후다. 조형물이 철거된 지 거의 8년이 지났지만, 그 약속은 아직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인 커뮤니티의 실망은 점점 더 커져 왔다. 더 나아가 최근에는 조형물의 재설치 비용은 물론 향후 관리 비용마저 한인 커뮤니티에 전가하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는 1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샌프란시스코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오며 도시 발전에 헌신해 온 한인들의 역사와 노력, 그리고 공헌을 사실상 무시하는 매우 실망스러운 조치다.
조형물은 샌프란시스코에 기증된 공공 조형물이다. 수십 년 동안 아무런 문제 없이 공공 공간에서 관리돼 왔는데 그런 조형물을 시정부가 철거해 놓고, 이제 와서 그 책임과 비용을 한인들에게 떠넘기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렵다.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총영사관 나상덕 총영사는 “시정부에서 비용을 요청한 것은 아니다”라는 설명을 했지만, 향후 비용을 문제로 재설치를 미루거나 협의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금이라도 총영사관은 조형물이 조속한 시일내에 다시 재설치가 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 총영사는 바뀌었고, 담당 영사들도 교체됐지만, 조형물 철거 당시 총영사관이 시정부와 함께 재설치를 약속했던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제 총영사관이 앞장서 샌프란시스코 시정부에 조형물의 재설치를 공식적으로 요청하고, 외교적·행정적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마땅하다.
합당한 이유와 명확한 계획이 있다면, 한국 정부의 지원을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고, 한인 커뮤니티가 자발적으로 나서 모금에 동참하는 상황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전제는 분명하다. 아무 문제 없이 설치돼 관리돼 오던 공공 기념물을 철거해 놓고, 그 부담을 일방적으로 한인들에게 전가하는 방식은 결코 옳지 않다.
문제의 본질은 단순히 조형물 하나가 아니다. 역사가 공공 공간에서 지워지고 있다는 감각, 그리고 한 커뮤니티의 기억과 기여가 도시의 서사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인식이다.
다니엘 루리 시장에게 묻고 싶다. 범죄를 줄이고, 경제를 살리고, 도시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리더십을 보여준 지금, 왜 이 상징적인 문제만큼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가.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 8년은 충분히 길었고, 이제는 조형물의 재설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 조형물을 샌프란시스코 시가 책임지고 재설치하는 것은 단순한 행정 결정이 아니다. 그것은 1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 도시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한인 커뮤니티를 존중한다는 분명한 선언이다. 또한 샌프란시스코가 스스로 말해온 포용과 다양성, 그리고 역사 존중의 가치를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하는 길이기도 하다.
다니엘 루리 시장은 지금 결단해야 한다.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 조형물의 즉각적인 재설치야말로, 샌프란시스코가 모든 커뮤니티의 역사와 공헌을 동등하게 존중하는 도시임을 보여주는 가장 분명하고 상징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
최정현 베이뉴스랩 편집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