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통 ‘장’ 맛 주류사회에 소개…K-Food 페스티벌 ‘고추장 만들기 축제’

SF총영사관 한국주간(K-Week) 행사 일환으로 개최
최근 각광 받고 있는 한식 재료인 ‘고추장’ 제조법 시연

장선용 요리연구가 비법 소개…참석자들 직접 고추장 만들기도
이미영 K-Food 페스티벌 준비위원이 마련한 비빔밥 등 음식도 시식

샌프란시스코 프리시디오 공원에서 고추장 만들기 축제가 열렸다. 장선용(무대 위 가운데) 한식 요리연구가가 '고추장' 만드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건강식으로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큰 각광을 받고 있는 ‘한식’의 핵심 재료중 하나인 ‘고추장’을 주류사회에 소개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이 한국주간(K-Week) 행사의 일환으로 개최한 ‘K-Food 페스티벌: 고추장 만들기 축제’를 통해서다.

행사는 18일 샌프란시스코 프리시디오 공원내 프리시디오 극장 아웃도어 플라자에서 개최됐다. 지난해에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온라인으로 행사가 열렸지만, 올해는 50명이라는 인원제한이 있기는 했지만 행사장을 마련해 참석자들이 고추장 만들기에 대해 배우고 직접 만들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고추장 만들기 시연에는 북가주 지역 최고 한식 요리연구가로 꼽히는 장선용 선생이 나섰다. 장선용 요리연구가는 시어머니로부터 전수 받은 한국 전통 고추장인 ‘찹쌀 고추장’ 만드는 과정을 자세히 소개했다.

장선용 요리연구가는 고추장의 재료인 찹쌀을 불리는 방법, 찹쌀과 엿기름을 가는 과정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찹쌀물을 끓이고 소금을 이용해 간을 하는 방법 등을 자세히 설명했다. 또한 고추장을 만든 뒤 숙성 과정 그리고 보관 방법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설명해 참석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고추장 만들기 시연에는 장선용 요리연구가의 며느리들이 함께 참석해 도왔다. 첫째 며느리인 최정문씨는 고추장 만드는 과정은 물론 고추장을 이용한 ‘돼지고기고추장볶음’을 직접 만들어 보였으며, 둘째 며느리인 조수진씨는 영어로 진행과 설명을 맡아 참석자들의 이해를 돕기도 했다.
장선용(가운데) 요리연구가가 '고추장' 만드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이 장선용 요리연구가의 첫째 며느리인 최정문씨. 왼쪽은 둘째 며느리 조수진씨.
장선용 요리연구가의 시연이 끝난 뒤에는 찹쌀가루, 고춧가루, 엿기름, 메주 가루, 소금 등 미리 준비된 재료들을 이용해 직접 고추장을 만들어보는 기회가 참석자들에게 제공됐다. 참석자들은 나눠준 레시피에 적힌 내용을 보며 재료를 섞고 혼합하며 각각의 고추장을 만들었고, 함께 제공된 소형 항아리에 담아 선물로 가져갔다. 고추장을 만드는 과정에는 샌프란시스코 한미노인회 이경희 회장과 주근숙, 김근자 회원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도움을 줬다.

참가자들은 고추장 만들기에 이어 주최측에서 마련한 비빔밥과 함께 고추장을 이용해 만들어진 육포와 견과류 및 스낵을 맛보며 전문 셰프들이 선보이는 고추장을 이용한 음식 만들기 시연도 지켜봤다. 고추장을 응용한 음식 시연에는 미슐랭 별점을 받았던 세인트 헬레나 테라 레스토랑 출신의 스티브 주 셰프와 볼케이노 김치 대표로 베이 지역에서 직접 만든 김치를 보급, 판매하고 있는 아루나 리 셰프 그리고 장선용 요리연구가의 첫째 며느리인 최정문 요리사가 나섰다.

스티브 주 셰프는 고추장에 가지와 두부 등을 이용한 요리를 선보였으며 아루나 리 셰프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볼케이노 김치의 대표 상품인 하카마 김치, 무김치, 박초이김치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으로 최정문 요리사는 ‘돼지고기고추장볶음’을 만들어 보였다.

참석자들도 만족스런 반응을 보였다. 프리시디오 공원 인근에 거주한다고 밝힌 케이시씨는 “평소 한식을 좋아해 한식당을 자주 찾는편”이라며 “오늘 행사가 열리는 것을 알고 꼭 참석하고 싶었다. 행사 내용도 알차고 고추장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포스터시티에서 온 리사 씨는 “한식은 물론 한국 드라마에도 푹 빠져 있다”며 “오늘 만든 고추장을 집에 가져가 오늘 배운 요리를 해봐야 겠다”고 밝혔다. 스탠퍼드에서 레스토랑 셰프로 일하고 있다는 알레스 표 씨는 “양식 요리를 주로 해서 한식에 대해 배우고 싶었다”며 “오늘 고추장에 대해서는 정말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런 기회가 있다면 또 참석하고 싶다”고 말했다. 알레스 표 씨는 이 행사를 위해 뉴저지에서 온 어머니 앤 표 씨와 함께 행사에 참석했다.
인사말 전하는 윤상수 샌프란시스코 총영사. 오른쪽은 K-Food 페스티벌 준비를 맡은 이미영 준비위원.
장선용 요리연구가도 행사를 마친 뒤 소감을 묻는 기자에게 “그동안 요리 시연은 여러 번 했지만 ‘고추장’과 같은 요리 재료 만드는 법을 선보인 것은 오늘이 처음”이라며 “한식의 재료인 ‘장’은 생각보다 만드는 방법이 까다롭고 설명하기가 쉽지 않은데 주최측에서 준비를 잘 해줘 성공적으로 잘 끝난 것 같다”고 말했다.

K-Food 페스티벌 행사를 총괄한 이미영(영문명 사라 김-이) 준비위원은 “지난 7개월간 심혈을 기울여 오늘 행사를 준비했는데 성황리에 마무리 할 수 있어 매우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이 준비위원은 이날 행사를 위해 참석자들에게 제공된 비빔밥과 고추장을 이용한 육포와 스낵을 직접 준비했으며, 주류사회에 홍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날 행사에 참석자들도 한인들이 많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주류사회 주민들이 많이 참석했다. 한 참석자는 프리시디오 인스타그램에 소개된 행사 안내를 보고 참석했다고 기자에게 밝혔으며, 또 다른 참석자는 북가주 지역 방송인 KQED에서 행사 안내 방송을 보고 이날 참가하게 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고추장 만들기 축제에는 행사를 주관하는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윤상수 총영사와 신희영 여사 부부도 참석해 인사말을 전하고 고추장도 만들어 보는 등 행사장을 지켰다. 윤상수 총영사는 행사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한국의 대표 음식재료인 고추장 만드는 방법을 K-Food 페스티벌을 통해 소개하게 돼 기쁘다”고 전한 뒤 “한국 문화가 알려지고 한식도 전 세계에 보급되며 이제는 미국에서도 아시안 마켓 등에서 고추장을 살 수 있게 됐다”며 “건강식이자 슈퍼푸드인 고추장을 오늘 직접 만들어보고 맛 볼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된다. 여러분들에게 유익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윤 총영사는 이어 “매년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에서 한국주간을 통해 한국의 문화와 음식을 알리고 있다”며 관심을 가져달라는 당부의 말도 전했다.
이경희(노란 저고리) SF한미노인회 회장이 참석자를 도와 고추장 만들기를 하고 있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Related Posts

의견 남기기